대한의사협회(의협)가 교육부의 ‘2024학년도 의대 학사 탄력운영 가이드라인’에 대해 “저질 의사를 양산하는 부실 교육 가이드라인”이라며 맹비난했다.
11일 의협은 입장문을 통해 “무리한 2000명 의대 증원을 억지로 실행하기 위한 교육부의 비상식적 대책 발표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라며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 인증 기능을 부정하는 망언을 시작으로 부실 교육, 저질 교육을 하라고 대놓고 종용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의협은 교육부의 가이드라인 내용에 대해 “의대생들이 유급하지 않도록, F학점(낙제)을 주는 대신 추후 성적을 정정해주는 ‘I학점(incomplete·미완)’ 제도를 도입하라고 하는데, 과연 온당하다고 보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학교육의 질을 포기하겠다는 소리이며, 타 학과들과 형평성 문제까지 유발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또한 “학기 조정 및 교육과정 개편을 통해 수업의 결손을 보완하고 병행하고 보충하라는 식인데, 의대 교육 과정은 1년 단위로 진행되는 데다 수업량이 상당하다”라며 “반년 만에 속성 단기과정 날림식으로는 제대로 된 교육이 불가능하다”라고 꼬집었다.
교육부 장관을 향해서는 “이런 조치를 두고 공익을 위해서라고 말하고 있어 탄식을 자아낸다”라며 “진정한 공익을 위해서라면 지금이라도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요구를 수용해, 더는 불합리하고 비상식적인 정부 대책들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한민국 의료는 양질의 의학교육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라며 “대한민국 국민 건강과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양질의 의학교육이 담보될 수 있도록 정부의 비상식적인 조치를 즉각 중단하길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전날 교육부는 의대생들의 복귀를 독려하고 대규모 유급 사태를 막기 위해 2024학년도 의대 학사 탄력운영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에는 유급 판단 시기를 기존 ‘학기말’에서 ‘학년말’로 변경하고, 일부 과목에서 F학점을 받아도 다음 학년으로 진급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