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 땅을 밟은 북한 대표단 11명 가운데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이 권력 서열 2인자 자리를 굳힌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아시안게임 폐막식에서 북한 대표단을 만난 복수의 여야 정치인들은 이러한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한 참석자는 “황병서 국장이 완전한 2인자로 자리를 굳힌 듯 하더라”며 “최룡해 당 비서가 내내 ‘단장님, 단장님’ 하며 깍듯이 모셨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도 “황병서가 제일 서열이 높은 것 같았다”며 그분이 ‘세계패권하는데 남북이 힘을 합치면 못할 것이 없다’고 했고, 김무성 대표도 박자를 맞췄다“고 전했다.
한편 여야는 5일 한목소리로 남북 교류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여당인 새누리당은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있어 신중론을 펴고 있는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북한 대표단의 이번 남한 방문을 계기로 우리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와 조속한 남북정상회담을 촉구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상황 현장 점검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에서 방문한 세 분을 만나 대화를 나눴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개방적으로 대화를 잘 했다”면서도 “우리 장병들의 희생과 금강산 관광 중 희생당한 우리 국민들에 대한 기억은 절대 잊어선 안 된다. 그에 대해선 반드시 매듭을 짓고 대화는 대화대로 해야 한다”고 관계 개선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에 반해 새정치연합은 이번 북한 대표단의 방남을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면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한 당국의 노력을 당부했다. 특히 남북정상회담 개최 필요성을 언급하고 나섰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한 언론 통화에서 “이산가족 상봉은 물론 문화예술교류를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쉬운 것부터 차근차근 관계를 풀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특히 남북 정상회담을 조속한 시일 내에 성사시켜서 북핵문제 등에서도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혜영 국회 남북관계및교류협력발전특위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유엔연설 때만 하더라도 남북관계가 비관적으로 흐를 것 같았는데, 북한 최고위층의 방한으로 전향적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흐름을 살려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