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올해 국내에서 판매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성장률이 현대자동차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차의 올해 국내 SUV 판매량이 현대차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11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기아차는 올해 1~8월 8만6132대의 SUV를 국내에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8만2061대보다 5.0%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9만3555대의 SUV를 국내에 팔아 지난해 동기 대비 2.6% 성장하는데 그쳤다.
기아차 SUV 성장의 중심에는 스포티지R이 있다. 스포티지R은 올해 1~8월 3만3478대가 국내에 팔려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6% 늘었다.
반면, 같은 차급인 현대차의 투싼ix는 올해 2만9329대가 판매돼 스포티지R의 판매량을 밑돌고 있다.
기아차의 올해 SUV 판매량이 현대차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달 28일 올 뉴 쏘렌토를 출시했다. 올 뉴 쏘렌토는 5년 4개월 만에 선보인 3세대 모델로 지금까지 1만대 가량의 누적계약을 기록하고 있다.
기아차는 올 뉴 쏘렌토의 월 5000대 이상 판매를 자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회사의 올해 국내 SUV 전체 판매량은 15만여대에 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 수치는 지난해 12만5680대보다 20%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SUV 부문에서 쾌조를 보이는 기아차와 달리 현대차는 SUV 부문에서 신차 가뭄인 상황이다. 이로 인해 현대차의 올해 SUV 판매량은 지난해 수준(13만4534대)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아차는 1993년 스포티지를 처음으로 선보이며 국내 SUV 시장을 선도해 왔다. 그러나 현대차가 기아차를 1998년 인수한 뒤 2000년 싼타페를 출시하며 전세를 역전시켰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싼타페의 판매가 주춤한 사이 기아차가 연이어 신형 모델을 선보이면서 국내 SUV의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아차는 SUV의 성장세를 가속화하기 위해 고급 SUV 모델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