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박찬구 회장의 소송전이 4000억원대 배임 소송으로 확전되면서 핵폭탄급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형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배임 혐의로 지난 8월 12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고 3일 밝혔다. 금호석유화학이 배임 액수로 주장한 4200억원은 검찰 기소와 법원의 판단에 따라 중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규모의 금액이다.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의 갈등은 2006년 대우건설 및 대한통운 인수에 대한 견해차에서 촉발됐다. 박삼구 회장 주도로 두 회사를 잇달아 인수했지만, 그 여파로 그룹 전체에 유동성 문제가 불거졌다. 박찬구 회장은 위기 타개를 위해 대한통운 매각 등을 건의했으나 박삼구 회장은 이를 묵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찬구 회장이 형제 간 같은 지분을 보유한다는 합의를 깨고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늘리면서 분리를 추진했다. 이른바 ‘형제의 난’의 시작이다. 그러자 박삼구 회장은 임시 이사회를 소집해 박찬구 회장의 해임안을 처리하고 본인도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채권단이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유화학 경영권을 인정했으나 아직 지분 정리가 완벽하게 되지 않아 법적으로 두 그룹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라는 ‘한지붕 두 가족’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 그룹은 2010년 명목상의 계열분리 이후 검찰 수사와 고발, 상표권 소송 등 끊임없는 경영권 다툼을 벌여왔다. 금호석유화학 비자금 수사에 박찬구 회장이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는가 하면 2012년에는 ‘금호’ 브랜드를 둘러싸고 상표권 소송이 촉발됐다. 또 최근에는 아시아나항공의 주식 매각 이행 관련 소송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찬구 회장이 박삼구 회장을 4200억원 규모의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재계 일각에서는 배임 혐의 규모가 작지 않아 소송 결과에 따라 둘 중 하나만 살아남는 끝장 싸움이 될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올해 박삼구 회장이 워크아웃도 졸업해야 하는 등 할 일이 많은데 소송 등을 신경쓰다 보면 그룹 경영 정상화에도 영향이 많을 것”이라며 “일부라도 혐의가 있는 쪽으로 소송 결과가 나온다면 박삼구 회장 개인은 물론 그룹 등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