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그룹 중 가장 더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곳은 어딜까. 금호아시아나그룹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최근 5년간 총자산 규모가 4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2009년까지만 해도 자산 규모가 35조원에 육박하면서 10대그룹에 명단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 대우건설 문제 등으로 24조5000억원대로 급격히 줄어든 후 지난해에는 17조370억원으로 5년 전보다 17조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도 5년 전과 비교해 4조원가량(24%)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대우건설도 지난해 총자산이 11조4000억원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계열분리가 된 후 6%가량 감소했다.
국내 30대그룹의 최근 5년간 평균 자산증가율과 매출액증가율은 각각 50%와 51%를 보였다.
자산증가율 부문에서는 현대그룹과 대우조선그룹이 각각 14%와 16%로 금호아시아나와 대우건설을 제외하면 30대그룹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KT와 대림산업, 효성그룹 등도 자산증가율이 최근 5년간 20%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증가율 부문에서는 두산그룹이 마이너스(-) 4%로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OCI와 동국제강도 매출액이 5년 전과 비교해 각각 8%와 7% 증가한 것으로 분석돼 하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국내 30대그룹 중 신세계그룹이 최근 5년간 자산 규모가 2배 이상 증가하면서 가장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신세계그룹의 총자산은 2009년 12조4380억원, 2010년 16조400억원, 2011년 17조532억원, 2012년 22조8810억원, 2013년 25조2430억원 등이다. 매년 평균 2조원 이상의 자산을 늘려온 셈이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최근 5년간 자산 규모가 80%가량 늘어나면서 지난해 말 현재 180조9450억원을 기록해 높은 자산증가율을 보였다.
매출액 부문에서는 한진그룹이 독보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진그룹의 총매출액은 지난 2009년 12조74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 현재 25조5020억원으로 5년 새 106%가 증가했다. 현대중공업도 매출액이 5년간 87%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국내 1위인 삼성그룹의 최근 5년간 자산증가율은 72%로 상위권에 속했지만 늘어난 자산 규모로 보면 138조5940억원으로 단연 1위다. 국내 30대그룹의 최근 5년간 늘어난 자산 규모가 486조75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삼성그룹의 증가분이 전체의 30%를 차지하는 셈이다. 매출액증가율도 52%로 중위권이지만 금액으로 환산하면 113조7200억원이다. 이는 지난 5년간 늘어난 30대그룹 매출액 467조4580억원의 2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