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대책은 은퇴설계에서 필수적인 고민거리다. 누군가의 간병을 받아야 할 상태란 병이나 노환으로 이동, 탈의, 식사, 목욕 등을 혼자서 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는 자녀의 도움을 기대하기보다는 스스로 준비하는 편이 더욱 마음 편한 시대가 되었다.
간병기에 어디에서 누구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 얼마의 비용을 지출하는지를 잘 설계해야 노후생활을 완성할 수 있다.
비용이 적게 들면서도 좀더 마음 편한 생활이 가능한 간병대책을 세우려면 다음과 같이 3가지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첫째, 남편과 부인의 간병대책을 따로 세워야 한다. 여성은 남성보다 6~7년 정도 기대수명이 길며, 남편과 사별한 후 홀로 살면서 간병기를 맞이하게 된다. 남편은 대부분 살던 집에서 부인의 간병을 받게 된다. 결국 부부는 서로 사랑하고 애틋한 마음으로 힘든 인생 3막을 맞이하는 것이 현명한 간병대책이 된다. 남편의 간병은 부인에게 의존한다고 해도, 부인들은 남편과 사별 후 홀로 간병기를 맞이하게 된다. 주로 자녀보다는 요양시설을 활용하겠다는 의견이 많으니 부인의 경우 간병시설 이용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야 한다.
둘째, 내 집에서 간병기를 보내는 방법을 알 필요가 있다. 행복한 노후란 타인의 도움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데 있다. 다소 몸이 불편하더라도 내 집에서 간병기를 독립적으로 지내려면 주거계획을 잘 짜야 한다. 휠체어가 지나갈 수 있도록 계단과 문턱을 없애야 한다. 자기 힘으로 식사를 준비할 수 있도록 주방의 싱크대를 장애인용으로 고쳐야 하며, 화장실에서 쓰러지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갖추어야 한다. 이렇게 간병기를 대비해 집을 고치는 것을 ‘배리어 프리(barrie free)’ 또는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이라고 한다. 외국에서는 수개월 정도의 요양원 비용을 투입해 집을 고치면 수년간 행복하게 내 집에서 보낼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셋째, 요양시설을 이용할 시의 비용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 급한 병이 아니라면 요양원을, 위급한 경우엔 요양병원을 이용한다. 요양원은 가능하면 2~3년과 같이 짧은 기간만 이용하도록 계획을 세워야 한다. 요양원을 이용하는 경우 매월 적어도 70만~80만원 이상의 경비가 필요하다. 만약 여유롭게 간병을 받으려고 1~2인실을 이용할 경우 100만~150만원으로 비용이 올라간다. 만약 부부 중 부인이 3년 정도 요양원을 이용한다면 약 3000만~1억원의 간병비용이 필요하다. 물론 정부가 제공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을 이용하면 적은 비용으로 간병을 받을 수 있겠지만, 현재 장기요양보험의 적용을 받는 경우는 전체 노인 중 6.1%(2013년말 기준)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제도와 인식 낙후로 인해 간병 후진국이다. 자신이 노후에 간병상태를 맞이한다는 가정하에 노후설계를 보완해야 한다. 정부와 사회 역시 좀더 저렴하고 만족할 수 있는 간병대책을 시급하게 보완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