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부실로 금융지주에 매각된 저축은행들이 그룹의 지원을 통해 회생 가능성이 기대 됐지만 인수된지 3년이 지나도록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금융지주사들은 저축은행 회생을 위해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어 그룹내‘미운 오리새끼’가 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사들이 부실 저축은행을 떠안았지만 적극적으로 영업을 전개하지 않고 투자도 하지 않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피인수된 계열 저축은행들도 지주사의 지원이 없다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KB, 신한, 우리, 하나 등 4개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 공시를 분석한 결과 4곳 모두 적자를 면치 못했다.
KB금융지주는 2012년 1월 제일상호저축은행의 일부 자산과 부채를 인수하고 상호를 KB저축은행으로 변경했으며 올해 1월 예한솔저축은행을 흡수합병했다. KB저축은행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말까지 순손실이 91억원으로 나타났다. 2012년 진흥저축은행의 자산 및 부채를 이전받은 신한저축은행 역시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 103억원을 기록했으며, 우리금융저축은행과 하나저축은행도 각각 342억원, 2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전분기 284억원에서 적자폭이 더욱 늘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비용 절감을 위해 덩치 줄이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2012년 말 기준 48개였던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지점은 현재 34개로 축소됐다.
금융당국 역시 금융지주 산하 저축은행이 중금리대 신용평가시스템(CSS) 구축에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이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해 놓고 영업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등 회생 의지가 부족하다고 본 것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신용평가시스템(CSS)을 개선해 금리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이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면서“현재도 수익 창출은 고사하고 경영 정상화 조차 힘겨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