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협업’이 성장이다] 또봇은 어떻게 ‘국민 장난감’이 되었나

입력 2014-06-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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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현대車, 3년간 기술 협력 ‘차량용 반도체’ 국산화 시대 열어

2012년 차량용 반도체의 국산화 시대가 활짝 열렸다. 당시 연간 2조원에 달하는 차량용 반도체 수입 대체 효과를 기업 간 협업으로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컸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2009년부터 ‘자동차-반도체 상생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맺고, 3년간 기술 개발에 힘을 합친 결과 ‘그랜저 HG’에 국산 반도체를 심었다. 이전까지 현대차는 미국·일본, 유럽 업체들로부터 차량용 반도체를 전량 수입했다. 이러한 차량용 반도체 국산화는 기업 간 ‘협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기술이 발달하고, 융합산업이 발전하면서 기업 간 협업이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 기업들도 최근 업종을 불문하고 시너지가 가능한 부문에 대해서 협업을 통해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협업은 인력, 자본, 기술 등 투입되는 자원에 대한 기업 간 고른 배분으로, 부담을 크게 줄여 불황을 극복하는 전략적 해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단순한 자금 지원이 아닌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동반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협업”이라고 덧붙였다.

협업은 우선 같은 업종뿐만 아니라 서로 전혀 다른 이(異)업종 간에도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다. 현대차, 명품 브랜드 프라다의 협업을 통해 탄생한 ‘제네시스 프라다’, 기아차, 영실업의 캐릭터 장난감 ‘또봇’, 현대카드와 팬택의 전략 스마트폰 개발 등이 세간의 관심을 끈 이유다.

한국협업진흥협회 윤은기 회장은 “기아차와 영실업의 협업 사례는 과거 대·중소기업 간 수직적인 기업문화가 수평적으로 바뀌면서 가치 창출이 달라진 것을 보여준 모범 사례”라며 “협업은 미래 사회를 여는 핵심 가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업은 기업을 더욱 빛나게 하고, 심지어 위기에서 구해내기도 한다. 2012년 5월 동부대우일렉트로닉스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벽걸이형 소형세탁기 미니(mini)는 ‘가전 명가(名家) 대우’의 부활을 알렸다. 미니는 디자인팀과 개발팀 등 내부조직 간 협업이 잘 이뤄진 사례다. 대우일렉트로닉스의 미니는 2012년 5월 세상에 나왔다.

기존 세탁기의 고정관념을 깨고, 벽걸이형으로 첫 선을 보이기까지 내부에서조차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지만, 혁신적인 세탁기 개발에 대한 직원들의 일념과 협동으로 이를 해결했다는 후문이다. 미니는 출시한 후 3개월 만에 1만대, 9개월 만에 3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3kg 소형에 벽에 거는 특수한 형태임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미국 델의 사례는 협업이 기업의 명운을 좌우할 수 있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더불어 협업은 그 대상에 경계가 없다는 점도 명확히 알려준다.

세계 최고의 컴퓨터 회사로 성장했던 델은 2005년 수익성 악화를 개선하려는 명분으로 고객서비스 부문의 투자를 줄이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며 고객들의 충성도가 급격히 떨어지던 중 설상가상으로 2006년 8월 일본에서 개최된 콘퍼런스에서 델의 노트북이 폭발하는 사건이 일어난 후 최대 위기에 빠졌다. 그러나 2007년 초 경영에 복귀한 창업주 마이클 델이 고객과의 협업을 앞세운 새로운 기업 비전을 제시해 이를 극복했다.

구체적인 고객 협업 모델로 연달아 선보인 델 컴퓨터 사용자 커뮤니티 사이트 ‘아이디어스톰’과 동영상 공유 사이트 ‘스튜디오델’을 통해 고객의 입장을 경영에 적극적으로 반영한 게 가장 큰 성공 요인이었다.

협업은 ‘상생’의 다른 표현이다. 삼성전자, 삼성전기는 최근 동반성장위원회의 ‘2013년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명예 우수기업’에 선정됐다. 이들 기업은 동반성장지수 평가를 시작한 2011년부터 3년 연속 최고 등급을 받았다. 일회성 지원이 아닌 협업을 통해 협럭업체와 ‘윈-윈’을 적극 실천해온 결과다.

기업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한 다양한 ‘협업 트렌드’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글로벌 무한 경쟁시대에 한발 앞서 나아갈 수 있는 묘수를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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