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의약품 원부자재 공급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시장을 다각화하고 적정한 가격으로 시장의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12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세계 바이오 서밋(World Bio Summit 2024)’에서 ‘지속할 수 있는 의약품 공급망 구축을 위한 국제적 협력방안 논의’를 주제로 바이오 분야 글로벌 공급망 구축 방안을 토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행사는 서동철 의약품정책연구소장이 좌장을 맡고 라우라 마틴 글로벌 보건 백신 프로그램 국장, 레나 헤스 유럽연합 보건비상대응기구 국제 관계 정책 담당관, 제임스 최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 프레드릭 크리스텐센 지역거점형 백신제조협력체(RVMC) 사무국장, 매튜 다운햄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제조‧공급망네트워크 담당, 박진선 SK바이오사이언스 본부장이 패널로 나섰다.
전 세계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의약품 공급에 어려움을 겪으며 원료의약품‧필수의약품‧의약품 원부자재 공급망의 취약성이 드러났다. 세계 곳곳의 원료의약품 생산 공장의 가동이 중단됐고, 여러 국가가 의약품 수급에 차질을 빚었다. 이에 전 세계 공급망 안정화와 보건 안보 강화를 위해 시장의 다각화 가격 경쟁력이 강조되고 있다.
라우라 마틴 글로벌 보건 백신 프로그램 국장은 “공급망의 다각화가 대안이 될 수 있다. 경쟁을 촉진하면 공급망이 확대되고 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이를 위해서는 규제와 품질 규정을 강화하고 같은 규제를 기업에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레나 헤스 유럽연합 보건비상대응기구 국제 관계 정책 담당관도 “다각화를 통해 다양한 생산 직무에서 시장을 개방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제임스 최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 역시 “몇몇 공급 기업에 의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원재료 공급망을 자세히 평가하고 분석해 다른 공급업체가 있는지 파악하고 시장을 분석한다”며 “공급망 수급에 있어서 투명성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CDMO 역할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가격도 공급 문제를 해결할 열쇠다. 값이 너무 비싸거나 저렴하면 시장의 질서가 무너지기 때문에 적정한 가격이 형성되는 것이 중요하다.
프레드릭 크리스텐센 RVMC 사무국장은 “공급사가 적으면 가격이 비싸도 어쩔 수 없이 구매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공조를 위한 기구가 설립되고 있다. 보조금을 기업에 지원해 백신을 만들고 제조사는 생산을 늘려 적정한 공급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글로벌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진선 SK바이오사이언스 본부장은 “가격이 보장돼야 제조사들이 안전하게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저렴한 가격이 경쟁력이면 10년 후에는 가격을 맞출 수 있는 인도 회사만 남아 있을 것이기 때문에 중‧저소득 국가를 위한 백신을 따로 가격을 설정하는 등 다중약가제도도 문제를 해결할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팬데믹을 예측하고 지속 가능한 백신 수요가 필요하다는 매튜 다운햄 CEPI제조‧공급망네트워크 담당은 “백신을 생산할 때 수요가 없으면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시장 수요와 수익이 보장돼야 하며 기관은 대응할 준비를 해야 향후 팬데믹이 왔을 때 대응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세계 바이오 서밋은 보건복지부와 세계보건기구(WHO)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행사다. 2022년 서울에서 처음 개최한 이후 올해 3회째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