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그룹은 삼성그룹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의 장녀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과 직계가족이 중심이 돼 경영하고 있다. 1993년 삼성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이후 제지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현재 한솔그룹은 이인희 고문의 3남인 조동길 회장이 이끌고 있다. 이 고문은 지난 2001년 한솔제지 대표이사 자리를 조 회장에게 물려준 뒤 경영일선에 나서고 있지는 않지만 사실상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당초 계열 분리 후 한솔그룹은 이인희 고문의 3명의 아들인 조동혁(금융), 조동만(IT), 조동길(제지) 체제로 운영돼 왔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2000년대 들어 제지사업이 그룹 주력사업으로 자리 잡으면서 조동길 회장 체제로 바뀌었다. 조동혁 한솔그룹 명예회장과 차남 조동만씨는 실제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
◇순환출자 지배구조… 한솔로지스틱스가 정점 = 한솔그룹은 현재 순환출자를 통해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순환출자의 핵심에는 한솔로지스틱스와 한솔제지가 있다. 순환출자는 한솔로지스틱스(한솔CNS)→한솔제지→한솔테크닉스→한솔라이팅→한솔EME→한솔로지스틱스로 이어지고 있다.
그룹의 중심이 되는 한솔제지의 최대주주는 3.51% 지분을 보유한 이인희 고문이다. 회사를 이끌고 있는 조동길 회장은 3.34%를 보유하고 있고 한솔씨엔이스(8.07%), 한솔케미칼(2.47%) 등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포함하면 17.79%다. 이외에 국민연금공단이 13.50% 보유하고 있다. 한솔제지는 한솔아트원제지(64.98%), 한솔PNS(46.07%), 한솔개발(91.01%), 한솔페이퍼텍(99.94%), 한솔라이팅(47.22%) 등 계열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2014년 1분기 말 현재 한솔그룹은 한솔제지 등 국내 계열사 20개, 해외계열사 33개 등 총 53개의 계열회사가 있다. 이 중 한솔제지, 한솔아트원제지, 한솔홈데코, 한솔케미칼, 한솔테크닉스, 한솔로지스틱스, 한솔피엔에스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고 한솔인티큐브, 솔라시아, 한솔신텍, 넥스지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다.
◇2000년대 사업 구조조정… 제지 중심으로 사업 재편 = 1993년 삼성에서 계열 분리한 한솔그룹은 1994년 동창제지 주식을 취득하고 1996년 PCS(개인휴대통신) 사업권을 따내는 등 공격적인 사업 확장으로 2000년 공정자산 11위의 명실상부한 대표 대기업집단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한솔제지 등이 경영위기에 처하면서 한솔제지 자산을 해외에 매각했고 PCS 지분도 처분했다. 2001년 8월에는 팬아시아페이퍼(PAN ASIA PAPER) 지분을 팔았고, 9월에는 엔지니어링보전사업 부문을 한솔EME(주)로 분사하는 등 상당수 계열사 및 자산을 매각하거나 축소했다. 지속된 구조조정 탓에 한솔그룹의 자산은 3조원대에 머물렀고, 2008년에는 자산 규모 47위를 기록하는 등 성장성 정체를 경험했다. 2009년에는 공정위가 자산 5조원이 넘는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관리하고 있는 대규모 기업집단에서 제외되는 불명예를 겪기도 했다.
◇M&A로 사업 확장하며 재도약 발판 = 최근 한솔그룹은 M&A로 몸집을 불리며 2013년 4월 발표된 대규모 기업집단에 42위로 재진입하는 등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2009년에는 이엔페이퍼(현 아트원제지)의 인쇄용지 부문을, 2011년에는 골판지 전문업체인 대한페이퍼텍(현 한솔페이퍼텍)을 각각 인수했다. 이 밖에도 20011년 한솔이엠이는 발전보일러 업체인 한솔신텍을 사들였고, 한솔인티큐브는 모바일솔루션과 보안플랫폼 업체인 솔라시아를 인수했다. 2013년에는 네트워크 보안업체인 넥스지를 인수합병하는 등 꾸준한 M&A를 통한 기업규모 확장에 나서고 있다.
또한 한솔그룹은 지난 2000년 한솔PCS를 KT에 매각해 휴대폰 사업을 접은 지 14년 만에 다시 휴대폰 사업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이를 위해 지난해 6월 한솔라이팅이 한솔베트남을 설립, 지분 60%(37억원 상당)를 보유하고 있고, 한솔테크닉스도 16억원을 출자해 30%의 지분을 확보했다. 베트남 휴대폰 공장에서 생산된 부품은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에 탑재될 예정이어서 범(汎) 삼성가인 한솔그룹이 휴대폰 사업으로 삼성전자와 어떤 시너지를 낼지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