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블랙홀’ 중국이 식량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은 지난 10년간 2000억 달러 이상을 전 세계 유전과 광산 확보에 쏟아부었으며 이제 식품과 음료, 농업기업들이 인수ㆍ합병(M&A) 주요 목표로 떠오르고 있다고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13억 인구를 먹여살려야 하는 중국은 전 세계 밀ㆍ고기 생산 증가분의 절반 가까이를 필요로 하는 가혹한 상황에 놓였다고 통신은 전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그룹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인구의 21%를 차지하지만 경작지 면적은 9%에 불과하다. 또 소득증가로 단백질이 풍부한 육류 등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국내 공급이 한계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중국과 홍콩 식품 및 음료, 농업기업들의 해외 M&A 규모는 123억 달러(약 12조5150억원)로 1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호주국립은행(NAB)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최대 돈육 가공업체 WH그룹은 지난해 부채 포함 70억 달러에 미국 스미스필드를 인수했다”며 “다른 중국기업도 고기와 곡물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로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길의 폴 콘웨이 부회장은 “나는 사실 이런 M&A가 예상보다 늦게 일어났다는 점에 놀랐다”며 “중국은 점점 글로벌 상품시스템에 통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항상 대형 국영기업을 내세워 전략산업에서 공격적인 M&A를 펼쳤다. 일례로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해 페트로차이나는 지난 10년간 400억 달러를 투입했다.
식품안보 측면에서는 중량그룹(Cofco)이 그 선봉에 설 것으로 보인다. 중량그룹은 중국 밀 수입의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올해 벌써 2건의 M&A를 성사시켰다. 네덜란드 곡물 트레이딩업체 니데라홀딩스와 노블그룹의 농업사업부 지분을 사들여 대주주로 떠올랐다. 여기에 들인 돈이 28억 달러에 이른다.
M&A를 통해 중량그룹은 중남미와 중부 유럽,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곡물과 설탕 등 식량자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중국은 식품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카킬 아처다니엘스미드랜드 번지와 프랑스의 루이드레퓌스홀딩 등 글로벌 4대 메이저 업체는 전 세계 곡물 거래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의 미쓰이상사도 글로벌 곡물 유통망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세계 최대 원유거래회사인 비톨은 지난해 사업영역을 곡물로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