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재룡의 똑똑한 은퇴] 은퇴 후 여가전략

입력 2014-05-2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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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재룡 한국은퇴연구소장

은퇴후 삶을 행복하게 만들려면 재산 못지않게 취미 여가, 자원봉사, 자기계발과 같은 비재무적 활동들을 골고루 준비해야 한다. 자신의 영혼을 가득 채울 수 있는 이런 활동이 없다면 은퇴 후 삶은 지루하고 의미가 없을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즐기는 여행, 등산, 산책, 골프, 악기 연주와 같은 가벼운 여가만으로는 결코 행복한 은퇴생활을 누릴 수 없다.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은 세계적으로 가장 길다. 아주 오랫동안 직장에서 시간을 보내지만 생산성은 선진국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효율성은 떨어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은퇴자의 여가활동은 취약하기 짝이 없다. 대부분의 중장년은 자신에게 어울리는 멋진 여가활동을 못 누리고 있다. 은퇴 후에도 여가보다는 무슨 일이든 가리지 않고 직장을 계속 다니고 싶어한다. 단순하게 일을 좋아하기보다는 여가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여가활동을 하더라도 대부분 아주 가벼운 여가를 하고 있다. 문화관광부의 여가백서에 따르면 우리 국민이 지난 한 해 동안 해온 여가활동은 TV시청, 산책, 낮잠, 찜질방, 음악감상과 같은 휴식(59.3%)이 가장 많다. 그 다음으로는 쇼핑, 외식, 인터넷 검색, 등산, 음주, 게임, 독서, 낚시와 같은 취미오락(20.9%)을 선호하고 있다. 그 밖에 스포츠나 문화예술과 관련된 여가활동은 그다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다.

이런 우리 국민의 여가활동으로는 은퇴생활을 풍족히 보낼 수 없다. 여가를 적극적으로 추구하면 자아실현이나 사회활동으로 연결할 수 있다. 외국에서는 은퇴 이후 여가활동을 자원봉사로 연결하거나 창업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로버트 스테빈스 교수에 의하면 여가란 일상적 여가(casual leisure), 진지한 여가(serious leisure)로 구분된다. 일상적 여가란 여가를 즐기기 위해 하는 많은 활동을 말한다. 여기에는 잡담, TV시청, 산책, 낮잠, 독서, 운동, 등산과 같이 즐기기 위해 많은 노력이 들지 않는 활동들이 포함된다. 비교적 단순하며, 짧은 즐거움에 초점을 둔다.

이에 반해 진지한 여가는 상당한 노력과 난관을 극복하는 노력이 필요한 여가를 말한다. 진지한 여가는 사회봉사, 타인과의 교류, 사업으로 연결될 정도로 확장될 만한 속성이 있다. 진지한 여가는 지식, 기술, 경험을 획득하고 표현하는 과정에서 일정한 경력을 갖게 되는 여가활동을 말한다. 주로 아마추어, 애호가, 자원봉사자에 의해 이루어진다. 상당히 실질적이고 흥미롭고 성취적 행동들이 포함된다. 따라서 완전한 프로 수준이 될 수 있도록 어렵게 여가활동을 배우고, 이를 다시 남에게 알려주거나 사회에 봉사하는 도구로 사용될 정도로 의미 있는 여가활동을 말한다.

은퇴 후 적절한 수준으로 가벼운 여가를 즐기면서, 하나 이상의 진지한 여가를 깊이 있고, 만족스럽게 추구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진지한 여가일수록 삶의 질이 높아지고 삶의 의미를 발견하며 행복을 느끼는 경향이 강하다. 우리도 이제는 진지한 취미 여가로 은퇴계획을 세우자. 봉사활동과 여가를 결합하고, 여가활동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창업의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 가벼운 여가로 운동과 문화생활 둘 다 누리고, 자원봉사나 창업으로 연결되는 사진, 악기 연주, 코칭, 스포츠 한 개를 결합해 보자. 이렇게 하면 자아실현과 노후자금 마련까지 연결되는 여가계획이 완성될 수 있다. 물론 여가계획을 실천하려면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므로 재무계획도 가미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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