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토로해 관심을 끌고 있다.
구로다 총재는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개혁정책) 이행이 핵심이다. 이행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와 민간부문에서 주요 작업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아베 총리의 공격적인 경기부양 방침에 따라 수십 조 엔 규모의 국채와 기타 자산을 사들이는 양적완화 정책으로 일본의 경제와 인플레이션 전망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그는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가 통화정책을 넘어서 더욱 심화하고 구조적인 개혁에 박차를 가하지 않는다면 실질 경제성장률이 실망스런 결과를 보일 것”이라며 “이는 경제는 물론 사회 전반에 좋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은 더 많은 외국 인력에 노동시장을 개방하고 출산 후에도 여성들이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또 아베는 정부 부채 팽창을 억제하고 조심스럽게 법인세를 인하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로다 총재의 발언은 아베가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에 이어 이른바 ‘제3의 화살’인 규제 완화 등 개혁정책 이행을 촉구한 것이다.
그는 또 “엔화가 달러에 대해 더 오르기를 기대하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고 말해 최근 엔화 강세에 개입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달러당 엔화 가치는 지난해 20% 이상 하락했으나 올해는 3% 이상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