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 요금제로 갈아타려는 소비자라면 꼼꼼하게 통신사별 전략을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이통사마다 무제한 요금제가 미세하게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 했던가. 이통3사의 무제한 요금제를 파헤쳐 본다.
◇ 가장 저렴한 요금제를 쓰고 싶다면? = 이통3사 중 가장 저렴한 요금제는 KT다. KT는 ‘완전무한 79(7만9000원)’와 ‘완전무한 129(12만9000원)’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 중 79요금제가 가장 저렴하다. 이 요금제는 매월 10GB의 데이터를 기본 제공하고, 이를 소진하면 매일 2GB를 추가 제공한다. 기본료는 7만9000원이지만 24개월 약정할 경우 1만8000원을 할인해줘 실제 납부 금액은 6만1000원까지 떨어진다.
SK텔레콤의 경우 LTE전국민무한75(7만5000원) 요금제가 저렴하다. 해당 요금제는 안심 옵션을 추가해야 데이터 무제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안심 옵션은 5000원으로 이를 포함하면 8만원이다. 하지만 24개월 약정 시 1만8750원을 할인해줘 실부담금은 6만1250원이다. 이 요금제도 한 달 데이터 제공량은 8GB로 제한돼 있다. 이를 초과하면 매일 2GB씩 추가 제공한다.
LG유플러스의 경우 ‘LTE8 무한대80(8만원)’요금제가 저렴하다. 기본료가 월 8만원이지만 24개월 약정할 경우 매월 1만800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결국 실부담금은 6만2000원으로 소액이지만 이통3사 중 가장 비싸다.
◇ 요금만 보면 곤란…제공 서비스 따져봐야 =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이통사별로 1000원가량 차이가 나는 이유는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르기 때문이다.
가장 비싼 LG유플러스의 경우 경쟁사와 달리 월 기본량이 정해져 있지 않다. 하루에 2GB를 제공하고 이를 초과할 경우 속도를 제한한다. 하지만 제한 속도가 3Mbps로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고화질 영상을 보는 데 무리가 없다.
SK텔레콤과 KT 요금제의 경우 할당량을 다 채웠을 경우 하루 2GB를 추가 제공한다. 하지만 이를 넘어서면 망 상황에 따라 속도를 제어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때문에 이용시간과 장소에 따라 속도가 LG유플러스보다 느릴 수도, 빠를 수도 있다.
음성통화 조건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LG유플러스는 무제한 요금제 2종 모두 무선에 한해 무제한이다. SK텔레콤은 LTE전국민무한85 이상 요금제에서만 유무선 모두 무제한이다. KT는 완전무한79 요금제부터 유무선 음성통화를 모두 무제한 지원한다.
서비스 조건도 업체마다 다르다. 일단 모바일TV, 앱, 음악 등 유료 부가서비스 사용이 잦은 이용자라면 일반 요금보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이 유리하다.
SK텔레콤은 TV, 다시보기, 스포츠 경기 실시간 중계 등을 지원하는 ‘B tv 모바일’ 월정액 상품과 국내 최다 무제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멜론 모바일 스트리밍 클럽’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 서비스도 무료로 제공한다.
SK텔레콤은 이와 함께 출퇴근시간대인 오전 7~9시, 오후 6~8시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출퇴근 프리’ 옵션(월 9천원·VAT 별도)과 가입 시점부터 24시간 동안 사용한 데이터의 50%만 차감해 잔여 데이터가 사실상 2배가 되는 24시간 할인권 옵션을 선보였다. 두 옵션상품은 데이터 무제한이 적용되지 않는 3G 저가요금제 가입 고객도 이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의 LTE8 무한대85 요금제는 모바일TV인 U+HDTV, 프로야구 전용 앱 U+프로야구, 클라우드 서비스 U+Box 등 총 1만5300원 상당의 유료 부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 우려 시각도 존재 =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무작정 환영받는 것은 아니다. 통신 시장을 주관하는 정책부서 관계자들은 해당 요금제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시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LTE 가입자 중 8만원 이상 요금제를 쓰는 사람들이 전체 가입자의 1%뿐”이라면서 “기존 저가 요금제를 쓰는 사용자들에게는 혜택을 안 주고 비싼 요금제에만 혜택을 집중해 통신비 증가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부임한 최성준 방통위원장도 해당 요금제에 대한 우려 섞인 시각을 보였다. 최 위원장은 “무제한 요금제가 진정으로 소비자를 위한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지하철이나 길거리에서 동영상을 보는 게 건전한 사회인지, 아니면 못 보게 하는 게 건전한지 얘기를 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무제한 데이터로 인해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중독 등 사회문제가 심각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