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경기는 침체지만 리모델링 시장에는 훈풍이 불고 있다. 아파트와 연립주택 등 공동주택에 대해 수직 증축 리모델링을 허용하는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달 국무회의를 통과한 것.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직 증축 리모델링 사업 대상을 전체 가구 수 44%에 해당하는 498만 가구로 추산하며, 매년 15만~20만 가구씩 늘어날 것으로 봤다.
가구업계·건자재업계는 함박웃음이다. 전통적인 비수기인 1분기에도 화려한 성적을 낸 이들 업체들은 리모델링 시장 공략에 분주하다.
◇가구업계, 인테리어 종합 서비스 활발 = 요즘 가구업체들은 가구가 아니라 ‘공간’을 판다. 업계 1위 한샘은 ‘종합 홈 인테리어 전문기업’으로, 업계 2위 리바트는 ‘생활문화기업’으로 소개하고 있다. 알짜 리모델링 수요를 잡겠다는 계산이다.
한샘은 지난해 업계 최초 매출 1조원 돌파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빛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샘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52.6%와 39.8% 늘어난 2879억원, 22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건자재 유통 부문 성장세가 무섭다. 한샘은 인테리어 건자재 유통 브랜드 ‘한샘ik’를 통해 전국 인테리어업체 4000여곳과 제휴를 맺고 부엌가구는 물론 수납가구, 욕실, 바닥재, 창호 등 종합 인테리어 리모델링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2008년 론칭한 한샘ik 매출은 2008년 96억원에서 지난해 1353억원 규모로, 연평균 69.8% 성장했다. 올해 매출은 월 200억원 수준이다. 정홍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샘은 IK유통 사업을 통해서 국내 리모델링 시장 확대와 동반 성장할 것”이라며 “한샘의 브랜드 인지도와 시공을 직접 하는 사업구조, 시공 후 AS가 상시 가능하다는 점 덕분에 다른 건자재 생산 기업들 대비 경쟁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현대리바트 역시 매출 1719억원, 영업이익 13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2.3%와 2363.16% 뛰어오른 실적을 냈다. 리바트는 ‘리바트하우징’을 앞세워 주방가구를 중심으로 욕실, 타일, 침구, 커튼, 조명 등 리모델링을 위한 토털 인테리어 컨설팅과 구매를 한 곳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리바트하우징은 최근 강남 리모델링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아파트 밀집지역인 도곡동에 자리를 잡고 국내 최대 수입타일 유통사인 윤현상재, 디자인 의자 유통업체 가구MD, 온라인 조명 유통업체 라이트플랜 등을 숍인숍 형태로 선보이고 있다.
◇건자재업계, 소비재 시장에 눈 돌렸다 = 건자재 기업들도 1분기 기분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KCC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6%와 48% 늘었고 LG하우시스도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16.5%와 48.7% 키웠다. 유통채널 확대, 주택 리모델링 시장 개척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KCC는 전문 인테리어 브랜드인 ‘홈씨씨인테리어’로 B2C 시장을 공략한다. 트렌디 모던, 오가닉 네이처 등 콘셉트를 선택하면 설계, 자재선택, 시공, 사후서비스 등을 모두 서비스하는 ‘패키지 인테리어’가 인기다.
또 전국 30여개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해 홈씨씨인테리어 주요 상품을 전시할 뿐 아니라 견적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홈씨씨 인테리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다양한 건축자재별로 디자인, 크기, 컬러 등을 직접 비교해 보면서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다.
LG하우시스 역시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한 원스톱 서비스로 소비자 마음 잡기에 한창이다. LG하우시스 강남 지인스퀘어는 국내 최대 가구 거리로 꼽히는 논현동 한복판에 연면적 1690㎡(약 510평) 규모 3개층으로 운영되고 있다. LG하우시스 역시 지인스퀘어 방문 고객에게 창호 바닥재 벽지 등 인테리어 자재 상담부터 디자인 제안, 시공업체를 연결해주는 토털 솔루션을 제공한다.
지난 2011년 국내 최초 매장형 창호 전문점으로 첫 선을 보인 ‘지인 윈도우 플러스’ 매장은 전국 150여개로 늘었다. LG하우시스는 현재 직영점 12개를 연말 20여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유통채널 다변화를 통한 건축자재 매출 확대 등의 영향으로 1분기 매출 및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됐다”며 “2분기에도 공동주택의 수직증축 리모델링 시작에 따른 친환경 및 에너지절감 건축자재 판매 확대 등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