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가‘‘대안정 2.0 시대(Great Moderation 2.0)’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존 노만 JP모건체이스 외환 및 국제 금리 전략 부문 책임자는 금융위기 사태 이후 5년 동안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안정적인 성장과 고용을 이뤄냈다면서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지난 1987년부터 2007년까지 주요 선진국들의 성장 변동성이 최저치를 기록한 뒤 금융위기 사태를 겪었으며 최근 다시 글로벌 경제가 안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환율과 상품시장, 채권시장의 변동성 역시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이같은 환경이 주식시장을 지지하고 있으며 기업과 소비자들이 지출에 나설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노만 책임자는 분석했다.
그러나 성장이 여전히 평상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과도한 위험감수로 인해 거품이 터질 위험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 노만 책임자는 덧붙였다.
블룸버그가 국제통화기금(IMF)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주요7국(G7) 경제의 생산 변동성은 올해 0.4%를 기록할 전망이다.
4년 동안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의 표준편차를 감안할 때 생산 변동성은 지난 2010년에는 3.0%를 기록했으며 2007년까지 20년 동안의 평균치는 0.8%였다.
고용시장의 성장 변동성 역시 올해 0.1%로 낮아질 전망이다.
시장 변동성도 크게 하락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시장위험지수(MRI)는 지난 2일 마이너스(-) 1.14를 기록해 2007년 6월 이후 최저치로 빠졌다. JP모건의 글로벌FX변동성지수에 따르면 하루 5조2000억 달러가 거래되는 외환시장의 변동성 역시 7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이안 하넷 앱솔루트스트래티지리서치 매니징디렉터는 “세계 경제의 안정은 수년 간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등 새로운 거시경제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안정 2.0 시대’에는 성장 모멘텀이 강화하면서 채권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닐 두타 르네상스매크로리서치 미국 경제 부문 책임자는 “경제 상황에 따라 금리가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며 투자자들은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안정시대’가 다시 도래했다는 주장에 대한 반론도 나오고 있다. 피터 딕슨 코메르츠방크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주요국의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들의 목표보다 낮은 상황이며 유럽에서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많은 국가들의 경제 규모는 지난 2007년보다 위축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변동성이 낮이잔 것은 경제 성장률 자체가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G7의 경제 성장률은 1990년대에 2.6%를 기록했다가 2000년대 초에는 2.2%로 낮아졌고 2009년 이후에는 1.9%로 떨어졌다.
딕슨 이코노미스트는 “대안정시대가 다시 돌아온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제임스 스톡 하버드대학 교수와 마크 왓슨 프린스턴대학 교수는 지난 2002년‘비즈니스사이클의 변화와 원인’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대안정시대’라는 용어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