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에어컨을 구입하면 캐시백, 가격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어요.” 기자가 서울 영등포에 있는 롯데하이마트 매장에 들어서자 한 직원이 손에 든 태블릿PC 화면을 보여주며 에어컨 신제품을 권했다. 이 직원은 이달부터 때 이른 더위가 시작될 조짐이라며 예년보다 한 달 가량 앞당겨 에어컨을 1층 입구 쪽에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대형마트의 분위기도 이와 비슷하다. 이마트 전자제품 매장의 한 직원은 “지난달 에어컨 판매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30% 늘어난 것 같다”며 “삼성, LG 등 에어컨 제조사들이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인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름이 채 오기도 전, 에어컨 시장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캐리어에어컨 등 국내 주요 에어컨 제조사들은 이미 지난 1~2월 올해 신모델을 일제히 출시하고 지난달까지 대대적인 예약판매를 실시했다. 다시 말해, 예약판매가 끝난 이달부터 본격적인 에어컨 판매 경쟁 2차전에 돌입한 셈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8일 “에어컨 마케팅 경쟁이 이달 들어 정점을 찍고 있다”면서 “제조사들이 품질뿐만 아니라 가격 경쟁력도 고루 갖춘 제품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작년보다 판매 경쟁이 더욱 치열한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전자는 올 초 진행한 예약판매에서 제품 가격이 200만원 이상인 프리미엄급 에어컨 판매가 크게 늘었다. 특히 ‘2014년형 스마트에어컨 Q9000’는 전체 판매량의 60%를 차지했다. 이 제품은 바람을 보다 넓게 보내는 ‘와이드 바람’ 기능과 4계절 청정필터, 숯탈취 필터 등 공기청정 기능을 갖췄다. 아울러 초절전 디지털 인버터를 사용, 에너지효율을 극대화했다.
LG전자는 올해 예약판매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동부대우전자, 캐리어에어컨 등도 저렴한 제품을 앞세워 선전하고 있다. LG전자가 최근 선보인 ‘휘센 빅토리’ 에어컨의 경우 상하좌우 토출구를 중앙으로 모은 ‘포커스 4D 입체냉방’을 적용해 전년 제품보다 최대 20% 향상된 냉방 속도를 구현한다. 또 일반 에어컨 바람 온도보다 4도 이상 낮은 차가운 바람으로 공간 온도를 빨리 낮춰주는 ‘아이스쿨 파워’ 기능을 적용했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냉방속도가 기존 정속형 모델 대비 65%, 인버터 모델보다 15% 빨라진다.
이들 업체의 경쟁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유럽에서 삼성전자는 현지에 특화한 벽걸이형 에어컨 신제품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기존 사각형이 아닌 세계 최초의 트라이앵글 디자인으로 흡입구와 토출구의 크기를 각각 39%, 54% 확장했다. LG전자의 경우 ‘멀티브이 슈퍼4’와 ‘멀티브이 워터S’ 등 시스템 에어컨에 초점을 맞췄다. LG전자 관계자는 “오랫동안 정체되어 온 유럽 시장이 조금씩 회복하고 있어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