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양매직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과 ㈜동양은 이날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인수 가격은 1500억~2500억원대로 추정된다. 현재 현대홈쇼핑, 쿠쿠전자, 에스에프에이, 일본 팔로마, 나이스그룹, KG그룹, 한앤컴퍼니,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 등 8개사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당초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던 교원그룹은 이번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동양매직을 분리하지 않고, 일괄 인수해야 하는 매각 방식 때문이다. 동양매직은 제품 리스 등을 담당하는 렌털사업부와 판매를 맡는 가전사업부로 나눠지는데 교원그룹은 이 중 가전사업부 인수에 대해 난색을 표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생활가전업계 관계자는 “교원그룹의 목표는 예전부터 동양매직의 렌털사업부”였다며 “약 1000여명이 넘는 동양매직의 방판 조직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원그룹은 지난해 7월에도 동양매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막판 가격 협상에서 난항을 빚어 인수가 무산된 바 있다. 이에 교원그룹 전략기획본부와 미래사업부의 실무진들은 이번에 동양매직 인수를 재추진, 최근 실사까지 마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동양매직의 가전사업부까지 인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장 회장과 경영진들은 시너지가 없다고 판단,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잘 하는 것을 잘 하자”라는 장 회장의 보수적인 경영철학이 동양매직 인수 불발의 가장 큰 이유가 됐다는 후문이다.
교원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인수전에도 동양매직 가전사업부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가 있었다”면서 “지금껏 양판점, 대리점 판매를 해오던 게 아니기 때문에 렌털사업에 주력하겠다는 장 회장과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장 회장은 웅진그룹과 같이 건설·유통·태양광 등 잘 모르는 사업 영역을 넓히는 것보다 기존 영업조직을 확대하는 것을 우선시하고 있다. 장 회장이 지주회사 격인 ㈜교원과 핵심 계열사인 교원구몬 지분을 각각 78.3%, 49.5%를 확보해 그룹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교원그룹 역시 보수적인 경영전략을 이어갈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렌털업계 관계자는 “경영구조가 폐쇄적이고 보수적이어서 장 회장의 말 한 마디에 그룹이 좌지우지될 수 밖에 없다”며 “이 같은 보수적인 경영은 교원그룹의 성장을 지체할 수 있는 패착으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