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슈퍼갑(甲)으로 통했던 기관 투자자 출신들이 금융투자업계로 잇달아 이동해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저금리, 저성장 국면에서 다양하고 차별화된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봤던 기관투자자 출신들의 금융투자업계 이직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승록 전 공무원연금 자금운용단장(CIO)가 자문사 CEO로 컴백한다. 유 대표는 ‘흑자’를 뜻하는 블랙넘버스(Black numbers)란 사명으로 지난 22일 금융당국에 자문업 등록 신청을 냈다.
유 대표는 “고객들의 이익을 흑자로 내자는 뜻의 블랙넘버스(Black numbers)란 이름의 사명을 정하고 새출발 하게 됐다”며 “헤지펀드 전략의 절대수익 전략을 병행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블랙넘버스의 초기 자본금은 20억원 미만으로, 우선 고객들의 돈을 위탁 받아 운용하는 일임업에만 집중할 예정이다. 그동안 유 대표는 금융투자업계를 대표하는 펀드매니저로서 명성을 쌓아왔다. 한화자산운용 투자전략본부장,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주식팀장, 하이자산운용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자금운용 전문가로 손 꼽힌다.
유진투자증권도 지난 3월 새 수익원 찾기 일환으로 사모펀드(PEF) 사업부문을 신설, PEF부문대표로 정재호 전 새마을금고중앙회 자금운용본부장을 선임했다. 새마을금고는 40조원의 투자 자산을 굴리는 국내 대표 기관투자자로 정 단장의 이동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돼 왔다.
이 밖에 하나UBS자산운용은 최근 글로벌운용본부를 신설하고 신임 사령탑(전무 대우)에 이장호 KIC(한국투자공사) 금융산업발전 TF팀장(이사 대우)을 영입했다. 이 전무는 지난 21일부터 정식 출근했다.
운용업계에서는 하나UBS자산운용이 해외 투자 경험이 풍부한 KIC출신의 이 이사를 전무로 전격 등용해 운용의 질을 높힐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UBS운용 관계자도 “현재 합작사인 UBS와 네트워크를 활용해 더 적극적인 글로벌 운용에 나서기 위해 이 전무를 영입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