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외국인 타자들의 독주가 예상됐던 올 시즌 한국 프로야구가 예측 불가능해졌다. 토종 거포들의 반격이 생각보다 거세다.
27일 기준 7개의 홈런을 기록한 조시 벨(LG)이 홈런 순위에서 단독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호르헤 칸투(두산)와 에릭 테임즈(NC), 박병호(넥센)와 강민호(롯데)가 홈런 6개로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홈런 순위 5위권에 외국인과 국내 타자는 사이좋게 순위를 나눠 차지하고 있다. 1위와 2위의 홈런 개수도 겨우 하나 차이다. 언제든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며 외국인 타자 중 홈런왕 타이틀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평가받던 스캇이 홈런 4개로 다소 낮은 순위에 머문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에 반해 짧은 메이저리그 경력의 중거리형 타자 벨은 전체 홈런 1위를 기록하며 기대 이상의 몫을 해내고 있다.
2년 연속 홈런왕을 거머쥔 박병호는 홈런뿐만 아니라 득점 순위와 출루율에서도 3위권을 지키는 등 거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강민호도 6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외국인 타자들에 위협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외국인과 국내 타자는 타격부문에서도 막상막하다. 타율 5위까지 외국인 타자 2명, 국내 타자 3명이 양분하고 있다. 비니 로티노(넥센)가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박석민(삼성, 0.368)과 손주인(LG, 0.367)이 2, 3위로 로티노를 추격하고 있다. 4위는 필(KIA, 0.362), 5위는 민병헌(두산, 0.351)이 각각 차지했다.
“팀 사정상 홈런을 펑펑 쏘아올리는 선수가 필요하지 않다”는 염경엽 넥센 감독의 말처럼 로티노는 장타보다는 타율에 무게를 실으며, 하위타선에서 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동호 스포츠평론가는 “홈런 한 방으로 결정되는 경기가 많아지면서 홈런 경쟁이 점점 치열해질 것이다”고 전망한 바 있다. 시즌 초반인 만큼 홈런과 타율 순위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예단은 아직 섣부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