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스페인 여객선 화재
승객과 선원 334명을 태운 스페인 여객선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구조 당국과 승무원들의 완벽한 초기대응으로 단 1명의 희생자도 발생하지 않아 세월호 사고와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25일(현지시간) 오후 7시경 대서양 카나리아 제도 인근 해역을 지나던 1만2000t급 스페인 정기 여객선 볼칸 데 타부리엔테 호에서 불이 났다.
여객선에는 승객 319명과 선원 15명이 타고 있었고 차량 60대가 실려 있었다. 이 여객선은 항구를 출발한 지 20분 만에 갑판에 세워진 트럭 엔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그러나 세월호 침몰 사고 초기 대응과는 달리 스페인 여객선의 승무원과 구조 당국은 매뉴얼에 따라 신속하게 대응했다.
화재 경보와 동시에 차고 주변에 설치된 스프링클러가 작동했고 연기 차단막이 자동으로 내려왔다.
선장은 항구까지 거리를 고려하면 시간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회항할 것을 결정했다.
승무원들은 우선 비상벨을 울려 화재 사실을 알리고 승객들에게 구명조끼를 나눠주며 갑판으로 대피하도록 지시했다. 승무원들의 지시에 따라 두 그룹으로 분류된 승객들은 좌우로 나눠 갑판으로 이동했다. 혹시 모를 위기의 순간에 바다로 뛰어들기 위한 조치였다.
동시에 다른 승무원들은 목숨을 걸고 화재 진압에 나섰다. 긴급 구조 요청을 받은 스페인 해상구조 당국 역시 즉각 헬기 2대와 구조보트 2대를 사고 해역에 보냈고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 1300명을 태울 수 있는 9000t급 고속페리도 준비했다.
구조 당국의 지시에 따라 사고 여객선은 출항지로 뱃머리를 돌렸고 오후 7시 30분 무사히 항구로 돌아왔고 인명 피해는 없었다. 사고 여객선을 운영하는 아르마스 해운 측은 배가 도착한 뒤 교통편이 없는 승객들을 위해 차편을 마련하기도 했다.
스페인 여객선 전원 구조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세월호 사고와 너무나 다른 초기 대응에 분통을 터트렸다. 한 네티즌은 "어떤 나라는 승객을 위해 목숨을 걸고 불길에 뛰어든 반면, 또 어떤 나라는 자기 죽을까봐 가장 먼저 바다에 뛰어들었다"며 "안그래도 세월호 때문에 국제적 망신을 당하고 있는데 스페인 여객선 사건으로 더 대조 되겠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사고의 초기 대응 중요성, 정말 이번 사건을 통해서 대한민국은 변해야한다. 300여명의 희생자가 발생할 수도 있는 국가 재난 사태다. 이 사태를 누가 초래했는가. 초기 대응이라도 잘했으면 지금의 암울한 상황까지는 안 왔을텐데…"라며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