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구원파, 세월호
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경영 비리 정황이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그의 종교 '구원파'(기독교복음침례회)의 기인적 행각이 이목을 집중시킨다.
23일 유병언 전 회장의 비리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유 전 회장의 자택, 청해진해운 본사를 포함해 구원파 등 10여 곳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하면서 그의 경영의 뿌리가 구원파라는 사실이 하나 둘 밝혀지고 있다.
일단 유병언 전 회장과 관련된 회사들의 이름에서 구원파의 색깔이 드러난다. 유병언 전 회장이 실소유주로 있는 청해진해운 관계사ㆍ선박 이름이 구원파의 종교적 의미를 담고 있다.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된 '세월호'도 유 전 회장이 직접 지은 이름으로 세월(世越)은 '세상을 초월한다'는 뜻을 가진다. 종교인들은 '세월호'가 유 전 회장이 지도자로 알려진 '구원파'의 교리인 '속세(俗世)를 벗어나 구원을 받는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청해진해운의 최대 주주인 (주)천해지도 마찬가지다. '천해지'는 하늘(天), 바다(海), 땅(地)을 합친 단어다. 또 유 전 회장의 사진작가 활동시 썼던 '아해'도 구약 시대에 이스라엘인들이 하나님을 부르던 고유명사인 '야훼(Yah weh)'를 변경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즉 자신을 하나님과 동격화 시킨 것이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온나라'와 서비스업체인 '온지구' 역시 기독교 사상을 반영했다.
유병언 전 회장이 이끄는 구원파는 '한번 구원 받으면 회개하지 않아도 된다'는 교리를 내세워 대한예수장로회로부터 이단으로 지목됐다. 그는 기독교계에서 이단 취급을 받자 1970년대 후반부터 사업가로 변신한다. 주로 신도들에게 헌금 명목으로 돈과 노동력을 제공받아 사업에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병언 전 회장은 1987년 경기도 용인의 한 공장 건물 천장에서 구원파 신도 32명이 집단 변사체로 발견된 이른바 '오대양 사건'의 배후로 검찰 수사선상에 한차례 올라 세상에 모습을 비췄다.
구원파의 실제 교주가 유 전 회장이고 집단변사 사건의 배후에도 그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1991년 오대양 사건을 재수사하면서 이런 의혹도 살폈으나 집단변사와 유 전 회장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밝히지는 못했다.
검찰은 대신 교리를 미끼로 신도들에게 11억원대의 사채 사기를 친 혐의로 그를 구속했다. 유 전 회장을 정점으로 한 구원파와 세모그룹 사이의 관계는 이때 드러난 셈이다.
종교인이자 기업인으로 활동하던 그는 오대양 사건 관련 수사와 세모그룹이 운영하던 한강 여객선 침몰 사고로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두 아들을 통해 그룹을 재건하고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동시에 '아해'라는 가명을 써 '억만장자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등 기행을 계속했다.
[정정 및 반론보도문]
위 기사와 관련하여, 유 전 회장 유족 측은 유 전 회장이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주식은 물론, 천해지‧아이원아이홀딩스의 주식을 전혀 소유하지 않았기에 세월호의 실소유주가 아니라고 알려왔습니다. 또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 세월호 뜻은 종교적 의미와 관계없으며, 아해는 종교적인 의미의 '야훼'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않다고 전해와 이를 바로잡습니다. 또 구원받은후 회개하지 않아도 된다는 교리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