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가 일반적인 디자인 주기보다 더 이른 시기에 신형 캠리를 선보인 것은 현대가 신형 쏘나타를 통해 약진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가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도요타와 현대는 16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막을 여는 뉴욕 모터쇼에서 자사의 주력 세단 신모델을 북미 소비자들에게 선보인다고 통신은 전했다.
현대는 2010년 이후 유지해왔던 디자인 철학인 이른바 ‘플루이딕 스컬프처(Fluidic Sculpture)’에 변화를 가져온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을 적용할 정도로 자신감에 차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유연함과 역동성이 조화를 이룬다는 현대의 디자인이 쏘나타의 성공 요인이었기 때문에 이를 바꾸는 것은 과감한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자동차잡지 카앤드드라이브의 스티브 실러 리뷰어는 “신형 쏘나타에 적용된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은 확실히 이전보다 유연성이 덜 강조됐다”고 말했다. 에드먼즈닷컴의 제시카 칼드웰 애널리스트는 “현대가 좀 더 보수적인 스타일로 디자인을 바꾼 것은 확실히 리스크를 동반한다”며 “현대는 도전자이고 신차 디자인은 대중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끄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쏘나타의 지난 1분기 미국 판매는 4만253대로 캠리의 9만4283대에 크게 못 미쳤다. 그러나 자동차 전문 컨설팅업체 카랩의 에릭 노블 사장은 “쏘나타는 2010년 스타일 변경으로 무시 못할 경쟁자로 떠올랐다”며 “현대는 판매 규모가 아니라 사고방식에서 리더로 떠올랐다. 이는 도요타가 지금의 시장점유율에 만족하는 대신 혁신하고 도전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켰다”고 말했다.
12년 연속 미국 판매 1위라는 캠리의 명성을 이어가려는 토요타로서는 이런 평가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회사는 일반적으로 5년 주기에 맞춰 캠리 디자인을 변경했으나 현재 2011년 말 출시 모델이 미국에서 판매되는 것을 감안하면 그 시기가 절반 가까이 단축된 것이다. 특히 캠리의 판매 포인트가 디자인보다는 내구성 같은 기능에 맞춰진 것을 고려하면 이는 유례없는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토요타는 지난달 성명에서 “우리는 이전보다 이른 시기에 내놓는 모델에 대한 틀에 박힌 편견을 깰 것”이라며 디자인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