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여객기 실종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 등 돌발변수에 글로벌 관광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말레이시아 항공 소속 여객기 실종이 25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여객기 실종사건이 말레이시아 경제를 강타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 소속의 무디스어낼리틱스의 애널리스트 매튜 서코스타는 최근 보고서에서 “말레이시아 실종기 사건이 말레이시아 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2일(현지시간) 미국 CNBC가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말레이시아의 관광산업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여행산업회의(WTTC)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말레이시아의 국내총생산(GDP)에서 관광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6%에 달하며 전체 고용시장에서 관광업 종사자가 14%를 차지한다.
이미 이번 사건으로 말레이시아를 찾는 해외 여행객 숫자가 곤두박질하고 있는 가운데 무디스는 특히 중국 관광객 숫자가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중국은 말레이시아 당국의 실종기 관련 대응에 크게 분노하고 있다.
실종기 수색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말레이시아 당국은 ‘말레이시아 방문의 해’ 캠페인과 관련된 200여 개의 이벤트를 잠정적으로 중단했다. 이는 관광산업의 상당한 부분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CNBC는 전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하면서 스페인과 그리스 관광산업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고 이날 미국 포춘이 분석했다.
서구권이 러시아 제재에 들어가면서 러시아 루블 가치가 급락해 스페인과 그리스를 방문하는 관광객 수가 급감할 전망이다. 러시아 루블 가치는 지난달 초 달러와 유로 대비 사상 최저치로 급락했다. 달러 대비 러시아 루블 가치는 올 들어 11% 빠졌다고 포춘은 전했다.
러시아 관광객 급감은 특히 재정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남유럽에 매우 민감한 이슈다. 러시아 관광객들이 여름 휴가철 스페인과 그리스의 휴양지를 많이 방문해 관광산업은 남유럽의 흔치 않은 경제활력소로 작용했다.
지난해 스페인을 방문한 러시아 관광객은 약 160만명으로 전년보다 31.6% 늘었다. 그리스를 방문한 러시아 관광객은 지난해 1~9월에 120만명 이상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4% 급증했다.
그러나 러시아 제재로 이런 관광수요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라몬 에스탈레라 스페인 호텔·관광숙박시설연맹 총재는 “환율은 관광산업의 핵심 요소”라며 “루블이 계속 하락한다면 우리는 큰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