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한류문화를 선도하기 위해 각종 문화행사를 개최하고 특색있는 거리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속도를 높이는 만큼 졸속 추진에 대한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예산 편성과 지원의 타당성, 인프라 구축, 보완점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 그동안 서울시가 진행해 온 다양한 문화사업 전반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는 올해 시 곳곳에서 펼쳐지는 86개 지역축제에 12억원을 지원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 중 25개는 각 자치구의 역사와 지역성을 특화한 대표축제이며 나머지 61개는 음악회와 벼룩시장 등 소규모 축제들이다.
지역 대표축제는 4월 여의도를 뒤덮는 벚꽃 속에 치러지는 ‘한강 여의도 봄꽃축제’, 10월 이태원에서 30여개 국가의 음식과 문화를 체험하는 ‘이태원 지구촌 축제’, 10월 마포나루의 모습을 재현하는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 등이다.
또한 이번에 선정된 눈에 띄는 지역별 소규모 축제로 ‘궁중과 사대부가의 전통음식 축제’(종로구), ‘신당동 떡볶이 축제’(중구), ‘간송 가는 길’(성북구), ‘클래식 파크 페스티벌’(양천구), ‘산사 음악회’(구로구) 등을 꼽을 수 있다.
시는 대표 축제와 소규모 축제에 6억원씩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상국 서울시 문화예술 과장은 “이번에 뽑은 86개 축제가 해당 지역과 서울시를 대표하는 축제로 성장하도록 재정과 행정 양방면에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의 문화예술 분야 지원 예산은 녹록지만은 않다. 김동완 서울시 축제진흥 팀장은 “시민들의 문화예술 수준은 향상되고 있지만 예산은 10여년 전과 별 차이가 없어 실질적 가용 예산은 적다”며 “우선순위가 높은 복지나 일자리, 교통 등에 비해 문화예술은 예산안을 짤 때 뒤로 밀리기 때문에 이 분야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많지만, 사업에 따라 차별 분배를 통해 예산을 쪼개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의 궁색한 해명에도 불구, 서울시가 세계적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 분야 예산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우선 서울의 각종 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선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편의성을 높일 필요가 있가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안내서 번역판 제공, 안내 도우미 충원 등이 대표적이다.
또 서울에 거주 중인 외국인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배려도 예산 확보 없이는 불가능한 만큼 예산편성의 적정성과 효율성, 기회 균등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시는 외국인 주민 종합지원기관인 ‘서울글로벌센터’가 지난해 7만4000건의 외국인 민원을 해결하고 4만5000건의 상담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시에 따르면 서울글로벌센터에 지난해 하루 평균 500명의 외국인이 찾아 인권·노동·산업재해·법률 관련 민원을 해결했다.
정보자료실 이용이 3만건으로 가장 많았고 강좌 청취 2만건, 출입국 업무 1만3000건, 교류행사 8000건 등의 순이었다. 서울시 문화행사가 세계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국내 거주 중인 외국인뿐만 아니라 관광객의 편의를 높일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