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보상
지난 20일 SK텔레콤(이하 SKT)의 이동통신 서비스 장애와 관련해 생업에 지장을 받은 가입자들이 피해액에 훨씬 못 미치는 보상 방침에 대해 불만을 품고 집단분쟁 조정 신청에 나설 조짐이다.
퀵서비스 기사와 대리운전 콜센서 직원, 개인택시 기사 등은 통신장애가 발생한 당시 일을 전혀 하지 못해 평균 4만~5만원의 손해를 봤다며 SKT의 보상안이 4000원에 불과한 점이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참여연대와 금융소비자연맹 등은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보상안은 하루 일당을 날렸거나 예상치 못한 피해를 본 소비자들에게 적절한 보상이 될 수 없다"며 "특히 SK텔레콤 가입자와의 연락이 절실했던 KT나 LG유플러스 가입자들의 피해를 완전히 외면했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통신장애가 발생한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는 대리기사들이 일을 가장 많이 할 시간"이라며 "능숙한 대리기사들은 6만∼8만원 정도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는데 SK텔레콤이 고작 4천355원을 보상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리기사 50여명과 SK텔레콤 가입자 50여명, KT 및 LG유플러스 가입자 50여명을 모아 소비자원에 소비자 집단분쟁 조정을 신청하고 제대로 된 보상과 사죄,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는 활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통신소비자협동조합과 전국대리기사협회, 이동통신피해자연대도 동참했다. 윤철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권익센터 국장은 "보상안을 선제로 마련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소비자 대부분은 만족하지 않을 것이며 소송으로 이어질 확률도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 국장은 "언제든지 이런 일이 재발할 수 있는 만큼 SK텔레콤이 앞으로는 신청 여부에 상관없이 보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가입 약관에 관련 내용을 명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0일 약 6시간 동안 SKT의 통신장애로 가입자 560만명이 피해를 입고 생계형 대리운전 기사나 퀵서비스 기사들은 생업에 지장을 받는 등 사회 전반에 많은 후유증을 낳았다.
SKT는 이번 사고가 가입자확인모듈(HLR; Home Location Register)의 문제로 생긴 것이라고 발표했다. 가입자의 위치를 비롯한 가입자 데이터베이스(DB)와 권한을 가지고 있는 이 장비에 문제가 생겨 착발신과 문자메시지, 인증 등 서비스가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SKT는 25분 만에 통신장애가 복구됐다고 했지만 일부는 익일 새벽까지 불편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