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삼성은 모른 '사회봉사단' 20주년 -서지희 산업부 기자

입력 2014-03-2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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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희 사회공헌위원회 부회장이 삼성사회봉사단을 이끌게 됐습니다.”

삼성그룹 창립 76주년(3월 22일), 이건희 회장 경영 복귀 4주년(3월 24일)을 앞둔 지난 19일, 이인용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은 수요 사장단 회의 직후 기자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많은 언론사가 이 회장 경영 복귀 4주년을 앞두고 ‘이건희 마하 경영론’을 앞다퉈 다뤘던 만큼 이날 브리핑에 대한 기자의 관심은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예상 밖으로 이날 브리핑은 박 부회장 선임이 주요 내용이었다. 기존 사회봉사단을 맡았던 서준희 사장이 BC카드 사장에 내정되면서 이번 인사가 진행됐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삼성사회봉사단은 올해 설립 20주년을 맞았다. 이는 ‘삼성그룹 창립기념일’, ‘이건희 경영복귀일’을 제치고 봉사단의 새로운 수장 선임이 기자 브리핑 주제가 될 수 있다는 데 기자는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러나 이날 기자 브리핑에 참석한 삼성 관계자들 중 사회봉사단 20주년을 알고 있는 이는 없었다. 뿐만 아니라 다음달 발간될 예정인 사회봉사단 백서에도 ‘20주년’에 대한 내용은 실리지 않는다고 한다.

삼성의 사회봉사는 늘 회자된다. 서민들에게 ‘돈 많고 유명한 기업’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기업 시민이라는, 사회 공동체라는 친근함을 주는 효과적인 방법이 되기도 한다. 최근 신라호텔 정문 사고를 낸 택시기사에게 5억원 상당의 피해액을 면제해준 이부진 사장의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화제가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더불어 잘 사는 사회’를 위해 활동하는 삼성사회봉사단의 위치가 다른 삼성 계열사들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의미와 통한다.

늘 위기론이 거론된 삼성이다. 올해엔 전에 찾아 볼 수 없었던 무거운 긴장감이 흐르고 있지만, 지난 20년간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일면을 묵묵히 밝혀온 의미 만큼은 마음속에 되새기는 삼성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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