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노량진 배수지 수몰사고와 방화대교 램프 상판 붕괴사고가 잇따라 발생했어도 서울시내 공사장에서 200여건이 넘는 부실 감리 사례가 적발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10일부터 11월 14일까지 시가 책임감리제로 발주한 건설공사장 50곳을 특별감사한 결과 모두 237건의 부실 감리 사례를 파악했다고 9일 밝혔다.
책임감리제는 공사를 발주한 관공서가 관리감독권을 전문성이 있는 민간감리회사에 맡기는 형태로, 200억원 이상 건설공사에 적용한다.
작년 노량진 수몰사고와 방화대교 램프 사고 모두 부실 감리가 원인으로 지적된 바 있다.
책임감리제 분야에선 설계서와 다르게 시공되는데도 합격시키거나 현장점검을 제때 하지 않는 사례가 167건, 공사 관리관이 감리원 감독을 제대로 안 한 사례가 70건 지적됐다.
하도급 분야에선 불법으로 재하도급하거나 부당한 계약 조건을 부여하고 대금을 어음으로 지급하는 사례가 223건 적발됐다.
시는 현장점검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한 감리원 2명과 건설기술자를 현장에 배치하지 않은 하수급 건설업체 4곳은 고발했다. 또한 △벌점 부과 33건 △영업정지 2건 △과태료 부과 7건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8건 등 행정조치도 했다.
관계 공무원 2명은 징계를 요구하고 23명은 훈계ㆍ주의 조치했다. 공사 대가나 계약금을 과다하게 반영한 25억원은 환수ㆍ감액했다.
시는 또 건설업자가 전문기관에 의뢰해 공사 기간 3회 안전 점검을 하게 돼 있는데, 건설업자가 가격을 최대 45%까지 낮춰 저가 하도급으로 용역을 준 뒤 하자를 은폐하는 문제점이 잇따르자 장ㆍ단기개선책을 마련키로 했다.
단기 대책으로는 적정한 대가가 설계에 반영되게 하고 건설업자가 예정가격을 과도하게 삭감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를 마련할 계획이다. 시는 발주청이 건설업자가 요청한 건설안전점검기관을 승인할 때 비용이 적정한지 확인해 용역 품질을 높일 방침이다.
장기 대책으로는 발주청에서 안전점검 용역을 직접 발주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