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의 2일 통합 선언의 불똥이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에게 튀었다. 야권의 전격적인 신당 창당 발표가 이뤄지면서 정치권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고 공교롭게 정 의원이 같은날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았기 때문이다.
그간 여권으로부터 서울시장 출마를 권유받고 장고에 돌입한 정 의원은 뉴스거리가 비교적 적은 휴일을 택해 서울 남산 백범광장에서 김구 선생 동상을 배경으로 출마선언을 했다. 그런데 이날 오전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측이 창당선언을 하면서 정치권의 스포트라이트는 야권연합으로 쏟아졌다.
이와 함께 이번 통합 창당으로 서울시장 본선이 여야 1:1구도로 펼쳐질 가능성이 커졌다. 당초 안 위원장은 서울시장에 단독후보를 내겠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상황에 따라 새누리당, 민주당, 안철수 신당 간의 싸움이 예고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신당 창당으로 6ㆍ4지방선거는 3자구도에서 양자구도로 바뀌게 됐다. 이 때문에 야권 분열에 따른 새누리당의 어부지리 가능성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나왔다.
정 의원 입장에선 3자구도일 때보다 여당이 힘겨운 싸움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고, 당내 경쟁자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의 경선을 거쳐 본선에서 박원순 시장과의 진검승부가 불가피한 셈이 된 것이다.
정 의원은 이를 염두에 둔 듯 “야당이 선거에서 불리함을 느끼고 한 일로 보이며, 국민에 대한 도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결정의) 핵심은 지방선거에서 자리를 서로 나눠갖자는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또 “서울시장은 민주당이 차지하고 경기지사는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에서 차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 의원의 이날 출마회견에는 새누리당 김용태 안효대 조해진 의원을 비롯해 시민 8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