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재벌이 아이슬란드와 노르웨이를 비롯해 북유럽시장의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어 주목된다.
황누보 베이징중쿤투자그룹 회장은 2억 달러(약 2128억원) 규모의 아이슬란드 리조트 프로젝트가 무산되자 노르웨이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황 회장은 당초 지난 2011년 아이슬란드에 300㎢의 광활한 황무지를 사서 120개 객실의 리조트와 친환경 골프장을 조성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황 회장의 제안은 현지에서 냉랭한 반응을 얻었다. 지난해 4월 총선으로 정권을 잡은 새 정부는 “아이슬란드는 외국인의 토지 매입을 제한하고 있다”며 황의 제안을 최종적으로 기각했다.
이전 정부도 황의 사업전망은 불확실하다며 퇴짜를 놨다. 현지 주민은 눈 밖에 없는 황무지에 관광지를 조성하겠다는 황 회장의 계획을 의아해하며 북극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중국 정부의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황 회장은 전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아이슬란드 계획이 좀처럼 진전되지 않아서 오슬로 호텔을 사고 다른 노르웨이 지역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노르웨이 관광자산에 최대 1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유럽에 투자하겠다는 우리의 약속은 바뀌지 않았다”며 “먼저 한 두 국가에 진출하고 나서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북유럽 국가들은 사실 매우 보수적”이라며 “이들은 중국 투자자들을 닥치는 대로 아무 것이나 사들이는 졸부로 보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신중하게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명한 시인이기도 한 황 회장은 북유럽과의 인연이 30년 전에 시작됐다고 회고했다. 베이징대를 다니고 있을 당시 룸메이트가 아이슬란드 출신이었다는 것. 그는 지난 2010년 100만 달러를 기부해 아이슬란드-중국의 시(詩) 교류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다.
또 황 회장은 최근 노르웨이 베르겐KODE박물관에 160만 달러를 기부하고 그 대가로 19세기 말 원명원에서 유출된 대리석 기둥 7개를 반환받기로 했다. 이들 기둥은 오는 9월 중국으로 반환돼 베이징대 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베이징중쿤은 미국 캘리포니아와 테네시주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안후이성 황산 인근의 200년된 마을인 시디와 홍춘의 복원을 지원하는 등 평판이 좋은 기업으로 꼽힌다. 이 두 마을은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