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임상시험계획 승인건수가 전년 대비 9.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13년 임상시험계획 승인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승인건수는 607건으로 ‘12년의 670건 대비 약 9.4% 정도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다국적 제약사의 연구개발(R&D) 비용이 줄고, 국내 연구자들이 연구비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다국가 임상시험과 연구자 임상시험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특히 연구자 임상시험의 경우 ‘12년 172건에서 ‘13년 132건으로 20% 이상 급감했다. 반면 국내 제약사의 임상시험은 전반적인 임상시험 감소속에서도 ‘12년 208건에서 ‘13년 227건으로 9.1% 증가했다.
지난해 승인된 임상시험 특징은 △국내 제약사의 임상시험 증가 추세 지속 △다국적 제약사 및 연구자임상시험 감소 △효능군별로는 종양, 심혈관계, 내분비계 등 대부분 △국내 제약사와 다국적 제약사 임상시험 분야 차별 △수도권·대형병원 편중현상 등이다.
특히 최근 4년간 국내 제약사의 임상시험은 지속 증가세다. ‘10년 140건에서 ‘11년(209건), ‘12년(208건), ‘13년(227건) 등 증가 추세다. 임상단계별로는 ‘10년 이후 1상에서 성과를 보인 개발 의약품들이 3상으로 진입하면서 최근 4년간 3상 시험이 꾸준히 증가했다. 3상 시험 승인건수 역시 ‘10년 31건에서 ‘13년 58건으로 늘었다.
이는 국내 제약사들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제네릭 의약품 개발 대신, 성인병 등 만성 질환을 대상으로 한 개량 신약 등의 신약 개발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다국적 제약사의 다국가 임상시험은 지난해 248건이 승인돼 ‘12년(290건) 대비 14% 감소했다. 국제 경기침체 등으로 다국적 제약사들이 연구개발(R&D) 비용을 줄이고 있는 데다 신규 신약개발 후보물질이 등장하지 않으면서 신약 개발 자체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임상시험 승인된 의약품을 효능군별로 살펴보면 종양(157건), 심혈관계(80건), 내분비계(51건), 중추신경계(46건) 등의 순으로 많았다. 제제별로는 합성의약품이 72%, 바이오의약품 25%, 생약(한약)제제 3% 순이었다.
다만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간에는 효능군별로 집중하는 임상분야가 달랐다. 다국적 제약사의 경우 종양(101건), 심혈관계(20건), 내분비계(19건), 중추신경계(19건), 항생제(18건) 등의 순이었다. 이는 다국적 제약사가 전세계적으로 시장점유율 1위인 항암제 개발에 주력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국내 제약사의 경우에는 심혈관계(56건), 내분비계(30건), 중추신경계(19건), 소화기계(18건), 비뇨기계(15건) 순서로 다국적 제약사와는 달랐다. 국내 제약사들은 천문학적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신물질 개발보다는 비용 대비 높은 성공률의 개량 신약 개발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임상시험 승인을 가장 많이 받은 다국적 제약사는 한국노바티스(28건), 글락소스미스클라인(20건) 등이었고, 연구개발 수탁전문기업(CRO)으로는 퀸타일즈트랜스내셔널코리아(25건), 피피디 디벨럽먼트피티이엘티디(17건) 등이었다.
국내 제약사의 경우 일동제약이 15건으로 가장 많았고, 종근당(14건), 한미약품(12건) 등이 순이었다. 연구자 임상은 서울대학교병원(24건), 삼성서울병원(19건) 등으로 많았다.
임상시험 실시기관도 서울대학교병원(197건, 8.1%), 삼성서울병원(196건, 8.1%), 서울아산병원(186건, 7.7%), 연세대학교 신촌세브란스병원(161건, 6.6%),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130건, 5.3%) 등의 순이었다. 이들 5개 대형 병원의 점유율이 35.8%를 차지했다.
한편, 식약처는 지난해 임상시험 수행건수가 많은 병원 등 43개 임상시험 실시기관을 대상으로 수행능력을 평가한 결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등 28개 기관이 ‘우수(A등급)’, 강동경희대학교의대병원 등 15개 기관이 ‘보통(B등급)’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