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변동]한진해운이 한진해운홀딩스와 합병한 뒤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에 편입된다. 최은영 한진해운 사장은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항만터미널 등 주력 사업을 모두 한진그룹에 넘기고 3자 물류 등 일부 사업만 떼내 독립한다. 사실상 한진해운 경영권에서 손을 뗀 것이다. 그러나 이는 이미 지난해 12월 대한항공의 한진해운 유상증자 참여 계획 당시 예견된 수순으로 주가에는 새로운 호재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은영 회장은 한진해운 지주사인 한진해운홀딩스를 인적 분할한 뒤 지분 교환 방식으로 조양호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기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한진해운홀딩스를 분할해 신설 법인을 세우고 이 회사를 조양호 회장이 인수하는 방식이다. 한진그룹은 이후 신설 법인과 한진해운을 통합한 뒤, 유상증자에 참여해 한진칼의 손자회사이자 대한항공 자회사로 편입시킬 계획이다.
한진해운홀딩스와 한진해운 두 회사가 지금처럼 나눠진 상황에서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에 편입되면 홀딩스는 손자회사, 해운은 증손회사가 돼 홀딩스가 해운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한다. 따라서 홀딩스와 해운이 합병하면 이같은 문제가 해결되고 해운에 대한 대한항공의 추가 지원도 수월하게 된다.
최은영 회장이 한진해운 경영에서 물러나고, 한진그룹의 자회사로 편입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전일 한진해운 주가는 6.73% 급등하며 6660원에 장마감했다. 유동성이 양호한 한진그룹 품에 안기면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정상화가 가능하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한진해운의 한진그룹 편입은 사실상 새로운 호재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대한항공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한진해운에 2500억원 자금지원과 4000억원 유상증자 참여 계획 등을 발표하며 어느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한진그룹은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참여 소식을 밝히며 대주주가 최은영 회장 및 특수관계인에서 대한항공으로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지배구조 변화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 선반영된 상황으로 현재 중요한 것은 한진해운의 실적 회복 가시화 여부라고 분석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한진해운의 한진그룹 편입은 이미 지난해 12월 불거진 이슈로 주가에는 이미 선반영 됐다고 판단하는 것이 맞다”며 “유동성이 양호한 한진그룹 자회사로 편입되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지만 지배구조가 어떻게 바뀌건 간에 회사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의 주가를 결정하는 것은 무엇보다 실적”이라며 “이미 주가에 선반영된 지배구조 이슈에 의미를 부여하기 보다 향후 자산매각과 영업수지개선의 현실화 여부 등을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