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7일 새누리당 소속 의원 및 원외 당협위원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의료와 일자리, 부동산 분야의 규제 완화를 특별히 주문했다. 사실상 2월 임시국회에서 최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할 법안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모두 규제를 풀어 서비스업을 성장시켜야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주장하지만 실천을 해야 할 것 아니냐”며 “공공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라면 의료와 관계된 여러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선 지난 국회에서 양도세 중과 폐지 등 다수 법안이 처리된 데 대해 노고를 치하하며 “규제가 풀린 것에 기대감이 있는데, 우리가 할 일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나 여전히 부동산 거래가 부진하다는 점을 지적, “사실 부동산 과열 방지를 위해 여러 장치를 만든 게 부동산 시장이 죽고 나니 오히려 걸림돌이 되지 않느냐”며 “이것을 조금 풀어줘야 한다”고 했다. 이어 “경제가 활성화되도록 부동산을 활성화하고 필요 없는 규제도 과감히 풀겠다”면서 “기업에 투자하라고 했는데 규제가 있어서는 안 된다. 잘하는 기업들에 활력이 가도록 뒷받침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한 “일자리를 확대할 수 있는 분야는 과감하게 규제를 완화하고 이러한 분야에 바로 여성과 청년 일자리가 확대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이번 언급은 비영리 의료법인이 자회사를 차려 부대사업을 하도록 허용토록 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분양가 상한제 신축운영을 위한 주택법 개정안, 일자리와 직결된 관광진흥법 등의 우선처리를 당부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 참석 의원은 “2월 임시회에서 새누리당이 서비스산업과 부동산, 일자리 분야에 대한 법안을 가장 먼저 처리해 달라는 주문 아니겠느냐”고 했다.
박 대통령은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했는데 경제의 모델을 바꾸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신년 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국민소득) 4만 달러를 내다보고 통일 기반도 닦아야 하겠다”면서 “북한의 위협에 대비하면서 대화도 추진하겠다. 통일은 적극적으로 노력하면 그 꿈이 이뤄진다”고 밝혔다.
이날 만찬은 양식에 포도주를 곁들여 오후 6부터 8시20분까지 두 시간 조금 넘게 진행됐으며, 박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인사가 길어지면서 실제 만찬은 한 시간 가량 늦어졌다. 서청원 의원은 전날 박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라고 언급한 것을 인용해 “통일” “대박”을 건배사로 제의했다. 참석자들은 ‘대통령 박근혜’ 문구가 새겨진 벽시계를 선물 받았다.
한편 박 대통령은 8일 오후에는 김수한 전 국회의장 등 새누리당 상임고문단 30여명과 만찬을 나눌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