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고등학교들이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한 것으로 알려지자 진보단체가 거센 항의에 나섰다. 진보단체의 잇따른 항의에 일부 학교는 교학사 교과서 선정을 결국 철회하는 일이 발생했다.
3일 진보 교육단체 등에 따르면 서울지역에서는 창문여고 등 2개교가 내년도 사용할 한국사 교과서로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했다고 알려졌다.
이에 강북지역시민모임과 서울교육단체협의회는 창문여고 앞에서 교학사 교과서 채택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단체는 “항일투사가 설립한 학교에서 일제의 식민 지배를 미화하는 교과서를 선정한 것을 경악할 일”이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창문여고 초대 이사장인 김문현 선생의 조부 오천 김석진 선생은 을사늑약에 항거해 자결한 우국지사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또 “친일파 인사들의 친일 행적을 언급하지 않고 이들을 학자, 교육가로 소개한 교학사 교과서를 가르치면서 창문여고 설립자와 설립 이념은 어떤 방식으로 소개하려고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처럼 진보단체 등이 거센 항의를 하게 된 이유는 최근 수원의 동우여고의 한 교사가 한국사 교과서 채택시 외압이 있었다는 양심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진보단체는 “일부 학교에서 교학사 교과서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학교장의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창문여고도 비슷한 문제가 없었는지 그 과정을 공개하라”고 강조했다.
학교 측은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했다는 것은 잘못된 소문이며 최종적으로 다른 교과서가 선정됐다고 해명했다.
현재까지 △창문여고 △수원 동우여고 △수원 동원고 △여주 제일고 △분당 영덕여고 △파주 운정고 △양평 양서고 △대구 포산고 △울산 현대고 △경북 성주고 △경남 창녕고 △경남 지리산고 △경남 합천여고 △전주 상산고 △충남 서일고 등이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보단체는 항의를 통해 해당 학교에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철회를 촉구 중이며 학생들도 대자보 등으로 반대에 동참하고 있다.
이 중 영덕여고는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포기했다. 또 동우여고와 이날 오전부터 백지화 논의에 들어갔던 여주 제일고도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또한 운정고와 성주고는 교과서 재선정 작업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