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재계 키워드] 성과 극대화 퍼즐 맞추기…계열사들 ‘헤쳐모여’

입력 2013-12-23 10:05 수정 2013-12-2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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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간 시너지를 높여라… 삼성·동부·현대차 사업재편 한창

재계는 2014년 사업재편을 지속하는 한편 2013년 실시한 사업재편의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이를 통해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에 사업 성과를 극대화하겠다는 목표다.

사업재편이 가장 활발한 곳은 재계 대표기업인 삼성이다. 삼성은 계열사 간 지분 구조가 꿈틀대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중공업 보유의 삼성카드 지분 739만여주(5.81%)를 전량 인수했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의 삼성카드 지분율은 기존 28.02%에서 34.41%로 높아졌다. 또 삼성물산은 삼성SDI가 갖고 있던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전량 취득해 지분율을 7.81%로 높였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삼성생명의 삼성카드 지분 인수다. 삼성은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 구조에서 삼성생명의 금융계열사 지분 확대는 향후 지주사 전환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에버랜드의 사업부문도 대폭 개편했다. 삼성에버랜드는 제일모직 패션사업을 가져오고, 급식·식자재 부문의 물적 분할을 통해 ‘삼성웰스토리’를 신설했다. 또 건물관리업을 떼어내 에스원에 넘겼다. 이로써 삼성에버랜드의 사업 부문은 크게 ‘리조트·건설’과 ‘패션’ 등 두 가지로 재편됐다.

또 삼성SDS는 삼성SNS를 흡수·합병하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43%)을 전량 미국 코닝에 매각했다. 동시에 삼성전자는 삼성코닝의 연구시설을 1453억원에 인수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사업재편은 장기적 관점에서 계열사별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동부그룹은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사업 재편에 한창이다. 우선 주력 계열사 동부제철의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인천공장과 당진항만 매각을 추진 중이다. 현재 다수의 매수자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제철은 자산 매각을 통해 핵심사업 위주로 재편,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동부그룹은 이 외에 동부하이텍·동부메탈의 경영권, 동부익프레스·동부당진발전의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15년까지 3조원의 자금을 마련, 현재 6조3000억원의 차입금을 2015년까지 2조9000억원대로 낮출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실시한 사업재편 중에는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분할 합병이 대표적이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냉연강판 제조·판매 부문에 대한 분할·합병 승인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은 열연강판과 냉연강판 생산공정을 일원화하는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현대제철이 용광로에서 쇳물을 뽑아 열연강판을 만들면 현대하이스코가 이를 가공해 자동차 강판을 제조하는 분업 구조로 새롭게 재편한 것.

냉연사업을 떼어낸 현대하이스코는 석유·가스 수송 파이프라인 등에 쓰이는 강관 제조와 자동차 경량화 사업 등에 집중할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이번 합병으로 열연·냉연강판 공정을 일원화해 생산원가 절감과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그룹도 전방위적 구조조정에 나섰다. SK네트웍스는 2009년 인수한 인도네시아 고무플랜테이션 사업법인 ‘PT인니조아’를 매각하기 위해 현지 자원개발 회사인 ‘PT 존린’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또 중국 구리광산 지분 매각도 검토 중이다.

올해 3분기까지 158억원의 순손실을 낸 SK커뮤니케이션즈는 ‘싸이월드’를 종업원지주회사 형태로 분사시키기로 한 데 이어 네이트 검색 분야도 사업조정키로 했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이 출구전략을 시행하는 등 내년에는 경기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있다”며 “이를 앞두고 본격적인 사업재편을 통해 경기 개선기의 과실을 차지하는 승자가 되겠다는 것이 각 그룹의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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