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이 활성화되고, 수직·수평 증축, 마을단위 개발, 공공 주도 주거재생, 주거와 수익형 상품 조합 등이 시도되면서 주거 재생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맞춤형 주거재생 2.5시대’가 올 것입니다.”
김희정 피데스개발 R&D센터 소장은 10일 발표한 ‘2014~2015년 주거공간 7대 트렌드’의 핵심으로 주거재생에 주목했다. 달동네 판자촌 정비사업의 도시재생 1.0시대(1970~1980년대), 저층 노후 아파트단지 정비사업의 도시재생 2.0시대(1990~2013년)에 이어 도시 정비 전환기인 도시재생 2.5시대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소형 한 채를 중대형 한 채로 확대하던 기존의 재건축 패러다임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소장은 “베이비붐 세대 은퇴 및 자녀 독립에 따른 가족 축소기에 들어서면서 주택규모 축소로 주거순환비용을 저감하려는 경향과 정기적 수익에 대한 욕구 증가로 다양한 수익형 부동산 개발과 연계된 주거재생 모델이 개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1+1 재건축이 가능해짐에 따라 기존 중대형 평수 한 채가 중소형 두 채로 개발될 수 있고, 은퇴 후 노후자금이 필요한 사람은 소형주택 한 채와 현금을 받으면 된다”며 “정기적 수익발생 희망자는 임대수익 또는 운영수익 및 조합원 공동투자상품 등의 신개념 하이브리드 개발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다른 트렌드로 지방 전근, 귀농·귀촌이 늘면서 ‘괭이갈매기족’이 유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괭이갈매기족이란 독도와 홍도 등에 서식하는 국내 텃새인 괭이갈매기를 빗댄 말로, 자녀교육을 위해 국내외로 떨어져 사는 기존의 기러기족과는 다르다.
김 소장은 “내년에 공공기관 지방이전이 피크를 이룬다”면서 “싱글이나 외벌이 신혼부부, 학령기 이전의 자녀를 둔 가족의 경우 근무지로 함께 옮겨가는 비율이 높지만 맞벌이가구나 학령기 자녀가 있을 경우 한 사람만 직장을 따라 이동하고 나머지 가족은 기존 거주지에 남은 두 집 살림이 본격화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구직활동에 나선 대학생들이 스펙쌓기에 나서듯 집·아파트도 스펙쌓기가 본격화될 것이란 예상도 내놨다. 채용에 앞서 면접자들의 스펙을 확인하고 식품을 구매할 때 인증 마크를 확인하듯이 주택을 구매하거나 전세 계약을 할 때 주거공간의 스펙을 확인하는 시대를 맞게 된다는 것.
김 소장은 “아파트 자재는 친환경 몇 등급짜리인지, 아파트 창문의 두께가 얼마나 되고 이중창, 로이유리로 돼 있는지, 층간 차음 등급이 얼마인지 등 요즘 주택소비자들의 질문이 전문가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경제불황으로 주거 수요자들은 관리비를 저감시키기 위한 시설 성능에 민감해지고 이런 수요에 맞춰 집의 스펙쌓기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밀했다.
피데스개발은 김 소장의 주도로 한국갤럽과의 ‘미래 주택 소비자 인식조사’ 공동조사, ‘전문가 세션’ 등을 종합해 매년 말 주거공간 7대 트렌드를 발표하고 있다. 김 소장은 “주거공간 트렌드와 수요에 맞는 다양한 상품들이 나와 주택시장이 활성화되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