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6000억 달러 돌파] 작년 수주액 GNP의 6%… 저성장시대 ‘버팀목’

입력 2013-12-0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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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9억 달러 수주 수출품목 1위… 석유제품·반도체·자동차 등 제쳐

▲국내 건설업계가 해외진출 48년 만에 해외 수주 누계액 6000억 달러를 달성했다. 사진은 UAE 합샨 가스처리공장 내 현대건설 직원들 모습. 사진제공 현대건설
‘건설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건설업계가 1965년 태국 고속도로공사 수주로 첫 진출한 이래 48년 만에 해외 수주 누계액 6000억 달러 달성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국토교통부는 2일 해외건설 수주 누계액이 6000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SK건설이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댐 프로젝트(6억8000만 달러)를 수주함에 따라 수주 누계 6000억 달러라는 업적을 달성한 것이다.

이로써 건설 한류가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품목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실상부한 대표 성장동력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최근 수주 규모 확대로 1000억 달러 단위 경신 시점이 점차 단축되고 있다. 이번 6000억 달러의 경우 지난해 6월 수주 누계액 5000억 달러를 기록한 후 불과 1년 6개월여 만에 달성한 것이다.

특히 이번 성과는 미국·유럽 등 선진국의 경제위기로 세계 경제 및 국내 경제가 동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달성한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 또 국내 건설이 저성장 시대에 진입한 가운데, 해외건설 수주는 지속 상승함으로써 건설업의 활로가 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지속적 수주 확대의 결과로, 지난 8월 ENR(Engineering News Records) 발표에서는 우리나라가 세계 6대 해외건설 강국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ENR은 미국의 건설·엔지니어링 분야 전문지로 매년 8월경 전년도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250대 건설사 실적 및 순위를 발표한다.

해외건설은 현재 우리나라의 대표적 수출상품 수출액과 견줘도 손색 없는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649억 달러로 수출주력 상품인 석유제품(562억 달러), 반도체(504억 달러), 자동차(472억 달러), 선박(397억 달러) 수출액을 능가했다.

해외현장 직접 고용인원이 2008년 말 9000명 수준이었으나 2012년 말 2만8000명으로 늘어났으며, 같은 기간 기자재 수출 등 연관 산업까지 포함하면 고용유발 효과가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총생산 대비 해외건설 비중도 6% 내외를 차지하고 있어 장기 침체에 빠진 우리 경제의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

지난 48년간 해외건설 수주 실적(6012억 달러)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역별로는 중동이 3477억 달러로 전체 수주액의 58%를 차지했다. 아시아에서도 1784억 달러를 수주해 전체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5000억 달러 수주 시까지는 중동 비중이 60.2%이던 것에 비해, 이후 1000억 달러 증가분의 중동 비중은 45.3%로 중동 위주의 수주가 점차 다변화되고 있는 모습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공종별로는 플랜트 공종이 전체의 55%인 3320억 달러를 수주했으며, 1970~1980년대까지 주력 공종이던 건축과 토목은 각각 1300억 달러(21.6%), 1161억 달러(19.3%)를 차지했다.

프로젝트 수주액 기준으로는 한국전력공사가 2009년 수주한 ‘UAE 원자력발전소 건설’(186억 달러) 프로젝트가 대규모 공사로 조사됐다. 이어 △한화건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공사’(77억5000만 달러, 2012년) △동아건설산업 ‘리비아 대수로 2단계 공사’(64억5852만 달러, 1990년) △삼성물산 ‘호주 로이힐 철광석 프로젝트’(58억5217만 달러, 2013년) △포스코건설 ‘브라질 CSP 상공정 일관제철소’(43억3885만 달러, 2011년) △동아건설산업 ‘리비아 대수로공사’(37억5245만 달러, 1983년) △두산중공업 ‘사우디 라빅 발전소 No.2’(33억8999만 달러, 2010년) △현대중공업 ‘사우디 슈카이크 화력 발전소’(32억6100만 달러, 2013년) △현대중공업 ‘젯다 사우스 화력발전소 건설공사’(31억8860만 달러, 2012년) △GS건설 ‘UAE 루와이스 정유공장 확장공사-패키지 2’(31억949만 달러, 2009년) 등이 수주액 규모 상위 10위 프로젝트 안에 이름을 올렸다.

건설사 중에는 현대건설이 1013억2084만 달러로 해외에서 가장 많은 수주고를 올렸다. 이어 △대우건설 492억4307만 달러 △GS건설 425억1704만 달러 △삼성엔지니어링 423억9189만 달러 △삼성물산 397억3330만 달러 △대림산업 347억8245만 달러 △SK건설 291억3111만 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해외건설이 우리나라의 성장동력으로 지속 발전할 수 있도록 ‘해외건설 5대 강국 진입기반 마련’을 국정과제로 채택하고, 범정부적 차원에서 ‘해외건설·플랜트 수주 선진화 방안’ 등을 마련해 금융·인력·정보 등 다각적인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선전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2017년 해외건설 5대 강국 진입 목표 달성을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해외건설 지원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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