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발을 모은 어드레스, 체중이동과 스텝이 함께 움직이는 스텝 스윙의 대명사. 고도의 리듬감으로 스윙 템포를 유지하는 김혜윤(24·KT)이다.
멀리서 봐도 단번에 스텝 스윙이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독특한 스윙을 구사하는 김혜윤은 2007년 프로데뷔 당시부터 자신만의 특화된 스윙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계에 새바람을 일으켜 왔다.
2008년 주목받는 신인으로 정규투어에 데뷔, 23개 대회에 출전해 데뷔 첫해 우승컵을 안으며 상금랭킹 7위(2억6026원)에 올랐다. 무엇보다 기복 없는 플레이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상금랭킹 15위(2억2820만원), 평균타수 12위(72.48)로 시즌을 마쳐 지난 2009년(20위) 이후 처음으로 상금랭킹 ‘톱10’ 밖으로 밀려났다.
그렇다고 자신감을 잃을 김혜윤이 아니다. “샷 감각이 좋아서 특별한 문제점은 발견하지 못했다. 단지 시즌 중반부터 퍼팅이 잘 안 됐다. 겨울에는 쇼트게임이나 퍼팅에 좀더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혜윤은 또 “시즌 초반에는 샷 감각이 좋아 8개 대회 중 6차례나 ‘톱10’에 진입했다”며 “시즌 중반으로 갈수록 체력이 떨어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잘 느끼지 못했는데 주변에서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혜윤은 올 겨울 전지훈련을 통해 체력을 다지는 데 전념할 계획이다. “시즌 중 체력이 떨어졌던 것이 부진의 원인인 것 같다. 예전에 비해 근육량이 준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근력 트레이닝 등 몸 만들기에 주안점을 둘 생각”이라고 전지훈련의 각오를 내비쳤다.
김혜윤은 지금까지 체력훈련을 바탕으로 한 플레이는 아니었다. 리듬감 있는 스윙과 고감도 아이언샷으로 경기를 리드하는 만큼 근력 트레이닝보다 쇼트게임 및 세밀한 플레이에 포커스를 맞춰 훈련을 진행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하반신은 물론 복부를 중심으로 한 코어 트레이닝을 집중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이처럼 김혜윤이 체력적 부담을 느끼게 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전체적 체력 저하도 있지만 갈수록 길어지는 코스 전장과 젊은 유망주들의 대거 등장으로 경기 자체가 팽팽해졌다. 특히 올해는 장하나(21·KT), 김세영(20·미래에셋), 김효주(18·롯데) 등 세대교체 바람이 거셌다.
“장하나, 김세영, 김효주 선수는 내년에도 이변이 없는 한 상위권이 유력하다. 신인 중에는 이들뿐만 아니라 기대되는 선수들이 많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부담은 없다. 나는 나만의 플레이를 할 거다. 매 대회 ‘톱10’에 든다는 생각으로 경기하다 보면 좋은 성적은 따라오게 마련이다”며 제2 도약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