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색, 커피, 검정이 전부였던 스타킹 매장은 겨울에도 형형색색 다양한 색상을 자랑하고 있다. 소재도 모양도 가지가지. 기자가 만난 날, 남영비비안 스타킹 상품기획을 담당하는 김승미 과장은 원피스에 도톰한 타이츠를 신고 부츠를 매치한 패셔너블한 차림이었다.
“기왕이면 매일매일 새로운 스타일의 옷을 입으며 거기에 어울리는 스타킹이나 타이츠를 신어보려고 노력합니다. 기획하는 제품을 직접 입어볼 수 있는 여자라서 행복한 순간이죠.”
김 과장이 비비안에 스타킹 상품기획자(MD)로 처음 입사할 때만 해도 스타킹은 일종의 생활필수품이었다. 일상생활에서 치마를 입는 여성들에게 스타킹은 꼭 갖춰야 하는 예의였고, 올이 나간 스타킹에 당황하며 새 제품을 사러 가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여성들에게 스타킹이란 더 이상 생활필수품이 아닌 패션이다. 패션에 대한 눈이 높아진 소비자들은 더욱 다채로운 스타킹을 원했고 유럽의 트랜드와 우리나라의 격차는 6개월 이내로 줄어들었다.
“제가 처음 입사해서 기획했던 패턴이 있는 패션 스타킹은 단 두 가지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종류가 훨씬 다양해요. 스타킹을 찾는 여성들의 취향이 다양하고 빠르게 변화하면서 제품의 변화 속도도 한층 빨라졌습니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해 김 과장은 올 봄 스타킹 전 제품의 패키지를 새로운 디자인으로 교체했다. 패키지 리뉴얼은 지금까지 비비안이 꾸준하게 추구해온 브랜드 고급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새롭게 재탄생한 비비안의 스타킹은 감각적인 디자인이 특징이다. 반짝이는 스톤 장식이 가미되거나 화려한 컬러가 도입됐다. 또 ‘스타킹’이라는 아이템의 한계를 벗어나 이보다 넓은 ‘레그웨어’의 개념으로 접근했다. 그래서 스타킹, 레깅스, 삭스, 덧신 등 그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요즘 때 이른 추위로 인기가 높은 아이템은 바로 따뜻한 기모 소재를 이용한 방한용 타이츠와 레깅스. 판매도 예년에 비해 한달 당겨, 지난 9월 초부터 판매하고 있다. 디자인도 한층 다양해졌다.
“예전에는 2~3가지 타이츠가 전부였죠. 그러나 올해는 이미 10가지 스타일의 타이츠를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올 겨울 기모 소재 티이츠 및 레깅스의 판매량은 작년과 비교해 판매량이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김 과장은 추운 날씨에도 타이츠 차림의 여성들을 보면 더욱 따뜻하고 예쁜 제품을 계속 만들어 내고픈 욕심이 생긴다고 한다.
“날씨가 아무리 추워도 예쁜 옷차림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여성들의 본능인 것 같아요. 그 타고난 패션 본능이 나날이 새로워지고 다채로워지는 스타킹 시장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