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에 걸쳐 동업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영풍그룹이 최근 계열분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1년 장형진 영풍 회장의 자녀가 엑스메텍 지분을 매도한 데 이어 최근 알란텀 역시 장 회장 자녀들의 지분이 줄었기 때문이다.
엑스메텍은 엔지니어링 서비스업, 산업용 기계제작 및 판매업, 기술용역 등에 주력하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 2009년 설립 후 지분율은 최내현 대표 15%, 장형진 회장의 자녀 세준씨가 12%, 세환·혜선씨가 각각 11%였다. 2011년 9월 장 회장의 세 자녀들이 영풍에 엑스메텍 지분 34%를 27억원에 매도했다.
장 회장 자녀들의 지분이 정리된 뒤 엑스메텍의 매출액에 변화가 생긴다. 계열사간 내부거래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엑스메텍은 2010년 총 매출액 80억7000만원 가운데 (주)영풍, 케이지엔지니어링, 알란텀으로부터 각각 48억400만원, 4300만원, 1100만원 등 총 48억58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1년에도 국내매출액 176억8100만원 가운데 (주)영풍과 케이지엔지니어링으로부터 각각 94억2200만원, 900만원 등 총 94억3100만원 규모의 일감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국내매출액(33억4900만원) 중 계열사로부터 올린 매출이 5000만원에 불과했다. 장 회장의 자녀들이 지분을 정리한 후 내부거래 비율이 줄어들어 계열 정리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알란텀의 경우 임원부터 지분율까지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 디젤차량용 매연저감장치에 사용되는 기초재료의 개발, 제조 및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알란텀은 기존 최 명예회장과 김현태 대표 체제에서 올 1월 최창영 명예회장과 장남 최내현 대표 공동체제로 변경됐다.
지난 10월 30일에는 최 명예회장의 지분율이 16.96%에서 29.09%로 증가했다. 최대주주였던 코리아니켈은 28.40%에서 17.97%로, 고려아연은 26.39%에서 16.70%로 줄었다. 이후 결정된 유상증자에서 코리아니켈과 고려아연은 증자 참여를 포기했다. 이에 대한 실권주를 최 회장과 최 대표가 받은 것이다. 반면 장 회장의 자녀 세준씨와 세환씨 지분율 역시 각각 0.13%에서 0.09%로 감소했다.
알란텀의 임원 구성과 지분율이 최 회장 일가로 조정되고 있는 가운데 자금 수혈도 눈여겨볼 만하다. 알란텀은 설립 이후 적자가 계속돼 현재 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 특수관계인으로부터 100억원, 올해 초 50억원의 자금 차입을 받았는데 모두 최창영 명예회장과 최내현 회장의 지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