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미국의 무료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 ‘그루브 샤크’를 차단함에 따라 이용자들과 규제당국이 첨예한 갈등을 보이고 있다.
이용자는 그루브 샤크 측과 합의점 한 번 찾지 않은 채 행정적 절차만으로 일방적인 차단했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방심위는 그루브 샤크가 해외 사이트이라지만 국내, 해외 음원을 무료로 듣는 것은 명백한 저작권법 위반이고 이를 권리로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그루브샤크는 2007년 미국에서 오픈한 무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로 사용자가 직접 음악을 올려 듣게 하고, 사용자에게 음악을 추천하기도 한다. 사용자 수는 한 달에 3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거대한 사이트다.
방심위는 1일 오후 그루브 샤크를 저작권법 위반이라는 이유로 접속을 차단했다.
방심위는 한국저작권협회(이하 한저협)의 요청에 따라 심의를 거친 후 최종적으로 그루브샤크 사이트를 차단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사이트가 차단당하자 이용자들은 방심위에 대해 지나치게 일방적인 처사라며 성토하고 나섰다.
몇몇 네티즌들은 “그루브샤크가 포르노 사이트도 아닌데 소송한 번 없이 일방적으로 차단 하는 것은 검열에 가까운 처사다” “민주국가에서 정부 규제가 중국과 같은 수준이다” 등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고 있다.
몇몇 네티즌들은 무료로 실시간 음악재생을 서비스를 받는 것을 위법이라고 하는 것은 저작권법 위반을 지나치게 확대해석 한 것 아니냐며 방송통신위원회에 민원까지 넣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방심위는 철저하게 법적 근거와 심의에 따라 차단한 사안이라고 밝히고 있다.
방심위 관계자는 “한국저작권협회의 요청에 따라 조사한 결과 그루브샤크에 있는 국내 음원은 95%가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게재된 불법 콘텐츠다”라고 강조했다.
해외 음원을 무료로 스트리밍하는 것도 저작권자들의 요청이 있을 시 차단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저작권과 관련한 사안을 일차적으로 심의하고 규제하는 곳인 한국저작권위원회의 법률팀 관계자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물론, 소니뮤직, 유니버셜뮤직 등의 세계적인 음반회사와 국제음반산업연맹(IFPI)까지 한국저작권위원회에 그루브샤크에 대한 접속 차단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며 “1차 심의 결과 저작권법에 문제가 있음을 확인했고 이에따라 실질 규제당국인 방심위에 2차 심의를 의뢰, 차단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방심위는 검열이라는 일부 네티즌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하고 나섰다.
방심위 관계자는 “검열은 아무런 요청도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규제를 하는 것을 말한다”며 “이해당사자들의 심의 요청이 있었고 이를 법률에 맞게 심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까지 유튜브에 대한 심의 요청은 없었지만 요청이 있으면 심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규제가 지나치다는 데에 입을 모으고 있다.
미국에서도 그루브 샤크에 대한 문제가 속속 제기 됐지만 소송을 거친 후 일부승소판결을 받고 차단당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저협 관계자는 "미국 사이트에 대해서 소송을 할 수도 없고 한국 행정력도 미치지 않는다"며 "우리가 불법에 대해 할 수 있는 조치는 차단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정부가 그루브샤크 측과 접촉해 합의점을 찾으려는 어떠한 노력도 없이 일방적인 차단을 하는 것은 비민주적이라고 반발하고 있어 그루브샤크 둘러싼 논란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