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저렴한 셰일가스, 저가 중동산 제품에 맞서기 위해 해외 자원국 생산기지 구축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자원국 현지에서 저렴한 원료가격 혜택을 보기 위해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화업계들은 최근 독립국가연합(CIS) 국가, 중동 등에 대규모 석유화학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등이 현재 이들 자원국에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LG화학 김반석 부회장은 지난 1일 서울 신도림 디큐브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현재 카자흐스탄 석유화학단지 조성사업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과정에 있다”면서 “내년 여름까지 PF를 마무리하고 곧 바로 첫 삽을 뜰 계획”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은 현재 카자흐스탄 국영석유회사인 UCC, 민간기업 SAT와 합작해 현지 아티라우 특구에 총 42억 달러 규모의 유화단지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16년부터 에탄가스 기반의 유화제품인 폴리에틸렌, 에틸렌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롯데케미칼도 우즈베키스탄에서 에탄가스 기반의 대규모 유화단지를 건설하고 있다. 총 40억 달러 규모의 이 사업은 우즈벡 남쪽 수르길 가스전을 개발,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폴리프로필렌(PP) 등을 생산하는 것이 골자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오는 2015년 완공을 목표로 우즈벡 현지에서 기초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본격적인 공사는 내년 초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화케미칼은 이미 준공을 마친 사우디아라비아 합작공장에서 내달부터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상업생산을 시작한다. 한화케미칼은 2011년 4월 사우디 민간 석유화학업체인 시프켐과 인터내셔널폴리머스(IPC)란 합작사를 설립, 공장 설립에 들어간 바 있다.
이 같이 유화업계가 최근 해외 자원국 현지에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이유는 원료가를 기존보다 더욱 낮추기 위해서다. 최근 득세하고 있는 셰일가스 기반 제품, 에탄가스 기반 저가 중동제품 등에 대한 대응 차원이다. 특히 범용제품의 경우 가격 경쟁력이 전부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원료가의 비중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등이 에탄크래커 설비를 구축하는 것은 현지의 에탄가스를 100% 활용, 제품가격을 낮추려는 의도”라며 “셰일가스, 중동산 제품에 대응하면서 위치적으로 인접한 다른 해외시장 공략도 진행할 수 있다는 점도 이점”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