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의 달인’ 이영목 광주경찰서 경위, 경찰의 날 ‘특진’

입력 2013-10-1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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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경기지방경찰청 112 종합상황실에 차량도난 신고가 접수됐다. 발생 장소가 광주경찰서 곤지암파출소 관할이지만, 상황실 근무자는 사건현장과 인접한 이천경찰서 신둔파출소에도 동시에 지령을 내렸다. 사건 현장에 신속하게 출동한 곤지암파출소 3팀장 이영목(52) 경위가 신둔파출소 직원들의 도움으로 절도범을 현장에서 긴급체포했다.

전국 최초로 경찰서 관할 경계선을 허문 이영목 경위<사진>가 ‘제68주년 경찰의 날’을 맞아 경감으로 특별승진한다. 주요 공적은 ‘취약주민 불만제로를 위한 시계구간서 교차출동 협약’을 이끈 공로다.

이 경위는 시.군 경계를 기준으로 경찰서 관할이 획일적으로 나뉘어져 있어 출동시간이 지연되는 모순을 보완하고자 지난 8월 아이디어를 냈다.

한마디로, 관할을 불문하고 가까운 파출소가 현장에 출동하자는 취지다.

그는 우선 광주서 관할이면서 곤지암파출소와 나란히 붙어 있는 초월파출소 조홍연 경위, 도척파출소 오홍용 경위와 만나 3개 파출소만이라도 “관내 신고 출동시에는 관할을 불문하고 가장 근접해 있는 직원들이 우선 출동해 민원을 처리하자”는 의견을 냈고, 조 경위와 오 경위도 흔쾌히 수락했다.

이 같은 협약 소식이 직원들 사이에서 알려지면서, 불과 2개월여 만에 광주경찰서와 인접한 이천·여주·성남(분당, 중원)·용인·양평·하남 등 광주시와 맞닿은 6개 시군 경찰서 모두 이 경위의 뜻에 동참, 협약을 맺었다.

이 경위는 “관할 탓에 출동시간이 지연되거나 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경계를 넘어 너나 할 것 없이 긴급 출동하자는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곤지암파출소에서 가장 먼 곳은 20여Km나 돼 출동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인접 경찰서에서는 불과 5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 있을 정도다. 이런 곳이 전국에 수두룩하다. 경찰청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직접 행동으로 옮긴 이 경위의 노력을 높이 샀다.

사실 이 경위는 이번 특진 이전에도 ‘구조의 달인’으로 널이 알려져 있는 유명인사다.

광주 토박이인데다, 자살기도자를 숱하게 구하면서 지역에서는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다.

현재 순찰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지난 1년 간 16명의 자살기도자를 구했다.

이 경위는 어린 시절 경찰관 제복에 매료된 이후 한 우물만을 팠다. 전경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85년 7월 순경 공채에 합격하면서부터 줄곧 대민 봉사에 앞장서 왔다.

그는 “우연의 일치인 지 다른 직원들에 비해 ‘자살기도자’ 사건을 많이 접하게 됐다”면서 “처음에는 ‘구조의 달인’이라는 호칭이 부담스러웠지만, 지금은 그들이 잘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너무 뿌듯하다”고 말했다.

기억에 남는 사건을 묻자, 이 경위는 “지난해 8월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신변을 비관하던 31살 된 청년이 강에 뛰어드는 순간 허리춤을 잡아 가까스로 구조한 일”이라며 머뭇거림 없이 말했다.

그는 “힘들 땐 ‘큰 형’처럼 생각하고 언제든 찾아오라 했다”며 “그 후 청년의 어머니가 ‘아들이 취업해 열심히 살고 있다’고 감사함을 전할 때 경찰로서의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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