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일자리]은퇴자 협동조합 확산… "혼자보다는 함께” 든든한 노후

입력 2013-10-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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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이들의 삶은 불안하다. 모아둔 돈이 있고 자식들도 제 역할을 하고 있지만 평생 해오던 일에서 손을 뗀다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흔들기 십상이다. 특히 회사, 기관 등 조직을 기반으로 활동해 온 사람은 홀로 남겨져 길을 잃을 우려가 크다. 특히 그동안 조직화된 체계에 따른 분업으로 맡은 일만을 처리하는 데 익숙한 이들이 창업에 뛰어들 경우 홀로 모든 일을 떠맡으면서 패닉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혼자서 모든 것을 다 짊어지기보다 함께 힘을 뭉쳐서 대비하는 활동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은퇴자 협동조합’은 뜻이 통하는 5명만으로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을 활용해 점차 그 활동 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은퇴자 협동조합은 은퇴자 스스로가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며 ‘행복한 제2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조직이다. 지난 3월 서울은퇴자협동조합이 설립된 데 이어 5월 대구은퇴자협동조합이 발기인 총회를 가지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은퇴자협동조합 ‘마이앙코르’(MY ENCORE)는 전국 단위의 풀뿌리 조직으로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1년차에는 사업 타당성을 강화하고 5개 지역조합 및 1만명 조합원 체제를 갖춘다. 또 연합회를 설립하고 전국 조직화 원년 체제를 구축한다. 2년~3년차에 들어서는 전국적 조직체를 강화한다. 조직도 10개로 늘리고 조직원은 10만명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사업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사회에도 기여하도록 한다. 4년차에는 이상적인 사업안을 정착시키고 30개 조합에 30만명 조직으로 성장시킬 방침이다.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재무설계와 주거계획, 취미·여가 등 생애설계(Life Planning)를 추진한다. 조합은 그동안 은퇴설계가 펀드나 보험과 연관된 금융권 차원에서 진행됐다며, 은퇴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재무설계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은퇴자들의 취미·여가 및 자아실현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교육 프로그램도 준비할 계획이다.

이어 앙코르 프로그램이 있다. 은퇴한 중장년층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하도록 지원하고 기업 및 협동조합, 국내 비영리단체(NPO)를 만들어 창업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특히 창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도 추진한다.

아울러 공동구매 사업을 진행한다. 은퇴 후에도 여행, 금융상품, 의료, 간병, 교육, 취미여가 등 소비가 이어지고 있음을 인지하고 조합원들이 원하는 제품 수요를 파악해 저렴하고 공정한 구매에 나선다는 것이다. 조합원들의 수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공동구매에 나선다.

서울은퇴자협동조합 관계자는 “베이비부머들이 1년에 80만명씩 은퇴하는 상황에서 체계적으로 기댈 언덕이 너무 없었다”며 “기댈 언덕이 되어 보자는 취지로 삼성은퇴연구소 우재룡 소장을 중심으로 조직돼 서울시에 인가를 받고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협동조합은 비재무설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자 한다”며 “은퇴 후 부부관계나 자녀관계, 진지한 취미·여가 등과 관련해 자원봉사를 살펴보고 또 앙코르 프로그램의 경우 의미있는 창업·창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서울과 대구 이외에 부산에서 설립 준비를 위해 미팅을 가졌으며 대전에서도 구성하자는 제안을 받고 있지만 당분간은 당초 구상했던 계획보다 느리지만 잠재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갈 예정이다. 제휴를 원하는 회사나 연구기관하고는 적극적인 협약(MOU) 등을 체결하고 있다.

그는 “우리 협동조합은 베이비부머에 비중을 두고 의미있는 일과 사회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을 찾아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에서도 은퇴자를 위한 프로그램이 조금씩 마련되고 있다. KT는 민간기업으로는 최초로 전국 규모의 은퇴자 재능나눔 및 일자리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은퇴자 중심의 사회적 협동조합 설립도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KT CSV단 최재근 전무는 “고용노동부의 사회공헌 일자리 지원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KT의 은퇴자 재능나눔 프로그램을 통해 베이비부머 은퇴자의 사회참여 기회를 확대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같은 달 현대자동차에서도 근로자 8명이 은퇴 후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은퇴자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울산시는 현대차 근로자 8명이 만든 '현대차 은퇴자 협동조합'의 설립신고 필증을 내줬다. 대기업 근로자들이 은퇴 후를 대비해 협동조합을 만든 것은 울산에서 처음이다.

해당 협동조합은 향후 현대차 정규직을 비롯해 사내 협력업체 근로자 등을 대상으로 조합원을 모집할 계획이다. 조합은 부품공장 임대 운영, 귀농 정착촌 조성 등의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은퇴자협동조합은 은퇴자들 스스로 가이드를 마련해 제시할 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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