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같이 주택매매가 장기적으로 침체된 상황에서 판교와 위례신도시가 청약시장에서 400대 1에 육박하는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다. 최근 1순위에서 이례적인 인기를 얻으며 마감된 위례신도시와 판교신도시 청약 모두 최근 가격이 크게 떨어진 중대형 아파트였다는 점과 41 대책에 따른 양도소득세 감면 대상 6억원 이하 조건에도 해당되지 않았음에도 큰 성공을 거뒀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첫 번째 청약지였던 ‘DMC가재울4구역’이 12순위에서 0.13대 1의 경쟁률로 대거 미달된 사례를 볼 때 청약시장에서도 극명한 온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하반기 청약 신규 물량 전망은 = 2013년 하반기에는 전국적으로 총 12만6000여 가구(부동산114 집계 기준)가 분양될 예정이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가량 감소한 수치다. 수도권 물량은 증가하고 지방 물량은 줄어든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하반기에는 수도권에만 총 8만여 가구가 공급될 예정으로 작년 동기 대비 약 1.6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 3년간 반기별로 볼 때 최다 물량인 셈이다. 다만 최근 공급량이 집중됐던 지방은 작년 하반기보다 50% 감소해 4만6000여 가구만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주목할 만한 곳으로는 상반기에 높은 청약률로 인기를 모았던 위례신도시에서만 4500여 가구가 대기 중이다. 건설경기 침체를 극복하고 흥행에 성공했던 만큼 이번 하반기 분양성적에도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지역이다.
이번에 동시분양에 나서는 곳은 현대산업개발,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대림산업-삼성물산, 대우건설 등으로 총 4478가구가 선보인다.
대림산업-삼성물산이 A2-11블록에서 선보이는 1545가구를 비롯해 현대산업개발 C1-3블록 400가구, 포스코건설 C1-4블록 390가구, 현대건설 C1-1블록 484가구, 대우건설 A2-9블록 687가구, 대우건설 A3-9블록 972가구 등이다.
건설사들은 이번 하반기 분양도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 흥행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남권과 붙어 있다는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정도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상반기 분양가격도 강남지역 거래가격보다 분양가가 20% 낮게 책정되면서 인기가 높았다. 래미안 위례신도시의 경우 평균 27대 1, 위례 힐스테이트는 11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이 때문에 일부 단지들의 경우 청약 전부터 웃돈이 형성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하반기에 분양하는 일부 단지는 행정구역상 서울 송파구에 자리 잡고 있어 학군 및 생활 인프라를 강남권에서 누릴 수 있는 장점이 크다.
또 보금자리에 민간사업자가 처음으로 참여하는 것도 눈여겨볼 만한 점이다. 여기에 내곡지구, 세곡2지구 등 보금자리지구와 마곡지구, 신내3지구에서 저렴한 공공물량들이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서울에서는 대치동을 비롯한 강남권 재건축 물량들이 오랜만에 선보이고, 왕십리와 신길, 아현뉴타운 등 재개발 물량도 대기 중이다. 경기도에서는 동탄2신도시와 광교신도시 등 2기 신도시 대표지역들에서 신규 공급이 이어지고, 지방에서는 부산, 충북, 대구 등 청약 열기가 높았던 지역 위주로 공급량이 많이 분포돼 있다.
◇하반기 분양시장 환경 어떻게 될까 = 41대책의 실제 시행 및 소급시점이 5월 말이 되어서야 결정됐기 때문에 사실상 41 대책의 혜택을 볼 수 있었던 것은 6월이었는데 판교와 위례신도시가 41 대책의 수혜지역이 아니었음에도 높은 청약률을 나타냈다는 점에서 현재 건설업체들은 고무돼 있다. 그래서 지연시키던 분양일정을 서두르기도 하고, 취득세와 양도세 등 세제 혜택이 종료되는 연내에 청약을 집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전용면적 85㎡ 이하 또는 6억원 이하 신규주택에 대한 양도세 5년간 한시 면제가 연말까지 적용되고, 중대형 면적에 대한 청약가점제 폐지 영향으로 청약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신규 분양시장에는 청약자들이 모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다만 신규 분양 단지에서 노려 볼 만한 혜택은 양도세 감면이다. 이는 집값이 올라야만 혜택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입지와 가격 등에 따라 특정 선호단지에만 수요가 몰리는 극단적 양극화와 쏠림 현상은 하반기에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