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4년여에 걸친 리뉴얼을 끝내고 모습을 드러낸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한마디로 기존 백화점의 상식을 뒤집은 공간이었다. ‘옷’사러 왔다가 ‘화장품’까지 한 번에 바로 살 수 있도록 층간 경계를 허물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신(新) 몰링 콘셉트에 힘입어 현대백화점은 오는 2014년 무역센터점 연 매출 1조원 돌파를 자신하고 있다.
이날 리뉴얼 개장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6층 영캐주얼 매장에는 의류 매장 속에서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들이 팝업스토어처럼 입점해 있었다.
화장품 브랜드 ‘바닐라코’는 게스 앞에서 우산형 조명을 설치하고 검은색 정장풍 유니폼을 입은 직원이 고객을 응대하고 있었다. 영캐주얼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많이 찾는 화장품 브랜드의 매장을 길 중간에 오픈해 한번에 의류, 화장품 쇼핑이 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D'deMOO’라는 의류 브랜드 앞에는 아예 뷰티존을 따로 만들었다. 화장품 브랜드 △아리따움 △에뛰드 하우스 △이니스프리 등의 매장도 아예 오픈형으로 붙여놨다.
7층 남성 패션매장에서는 ‘원스톱 쇼핑’의 절정을 보여줬다. 향수, 남성 컨디셔너 및 샴푸, 기초 세안 및 면도는 물론 많은 남성의 취미인 스피커, 이어폰, 시계 등을 한 번에 볼 수 있었다. 매장 중간에는 고급 가죽으로 된 20만원대 후반의 고가 핸드폰 케이스는 물론 ‘꾸아퍼스트’라는 헤어살롱까지 마련됐다. 동선을 최소화하고 한번에 필요한 모든 것을 쇼핑하려는 남성들의 쇼핑 습관을 반영한 것이다.
5층 여성 캐주얼 매장에는 여성셰프가 요리하고 젊은 남성직원이 서빙하는 ‘로즈베이커리’가 이채롭게 자리했다. 이곳은 브런치 등을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형 카페다. 30~40대 여성 고객이 쇼핑 후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다. 같은 층 대각선에는 스킨케어 매장도 있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무역센터점은 층별로 연관 구매율이 높은 MD를 배치해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1~2층 명품 매장에는 ‘루이비통’과 ‘까르띠에’가 복층 형태로 있었다. ‘에르메스’, ‘프라다워모’ 등은 국내 백화점 매장 중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해리윈스턴 △오데마피게 △제라드페리고 △피아제 등 고가 시계 브랜드를 한데 모은 시계브랜드존 역시 업계 최대 규모다. 무역센터점 해외패션관은 1만4850㎡(약 4500평)로 공사 이전보다 150% 늘어난 상태다.
명품 매장은 개별 명품에 소비자가 집중할 수 있도록 스트리트형으로 만든 것이 눈에 띄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지난 2009년 9월부터 시작된 카테고리별 순환 리뉴얼 공사로 총 영업면적을 3만3800㎡에서 5만2892㎡으로 확대했다. 이 같은 규모는 같은 강남권 백화점인 롯데 잠실점(5만9504㎡)이나 신세계 강남점(5만1107㎡)과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