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반기에는 육씨를 사장에서 물러나게 하고 윤 회장의 최측근이자 비서실장인 류근진 이사를 내세웠지만 크라운베이커리는 크라운제과와 합병을 피할 수 없었다.
마지막 카드로 합병회사의 대표이자 장남인 윤석빈씨에 기대를 걸었지만 지난 5월 10일 생산기지인 파주공장을 폐쇄하고 제품 생산을 OEM으로 전환했다. 지난 20일에는 가맹점주들이 집단으로 서울 남영동 그룹 본사 앞으로 몰려와 윤 회장을 규탄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왕년에 매장 1000개를 내며 베이커리 업계에서 1등을 하던 크라운베이커리의 몰락이다.
크라운베이커리는 1988년 크라운제과 생과사업부 별도 법인으로 출발한 이후 1990년대에는 업계 1위를 고수했고, 2000년대 초·중반에는 매출 1000억원대를 유지하며 승승장구했지만 대기업 베이커리브랜드 공세와 안일한 경영방식 탓에 점차 뒤처지기 시작했다. 2011년에는 매출이 400억원대로 급감했고, 당기순손실은 40억원에 달했다.
크라운베이커리의 지난해 매출액은 427억원으로 전년 대비 26.8% 감소했다. 2010년 매출 감소폭인 18.5%보다 더 커진 상황이다. 올해 1분기 매출은 51억원으로 영업손실은 8억원에 달해 사업 영위가 어려운 지경에 처했다. 지난 2009년 408개였던 점포수는 2011년 200개까지 줄어들어 3년새 반토막이 됐고, 현재 회사에 따르면 남은 점포는 85개다.
이미 크라운베이커리의 지난해 상반기 기준 자본총계는 34억원으로 올해 자본잠식이 불가피했다. 크라운베이커리는 본사 건물 등을 담보로 하나은행에서 80억8000만원을 대출을 받았고, 삼성세무서는 크라운베이커리가 4억원이 넘는 법인세를 내지 못하자 파주공장을 포함한 일대의 크라운베이커리 토지와 건물을 납세담보로 잡았다.
한편, 가맹점주들은 20일 사측과 만남을 가졌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해 단체행동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유제만 크라운베이커리가맹점협의회 회장은 “사측이 회사를 접을지 검토 중이라며 앞으로 3개월을 지켜봐 달라고 했는데 시간 끌기 작전이다”며 “‘을’을 죽이면서까지 긴축 정책을 이어나갔지만 매월 적자가 나는 것은 경영을 잘못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크라운해태그룹 관계자는 “앞으로도 사업부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자구노력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