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네스북에 오른 세계 최고령 남성이 12일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덩달아 세계 장수 마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08년 한 스페인 언론은 에콰도르 남부 ‘빌카밤바’라는 지역이 90대와 100대가 가장 많은 장수 마을이라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이 지역의 장수 비결은 △연간 온난한 기후 △미네랄이 풍부한 수자원 △ 채식위주의 식습관 △적절한 육체활동 △낙천적 성격 등이다. 빌카밤바는 ‘성스러운 골짜기’란 뜻으로 1970년대 ‘내셔널지오그래픽’을 통해 신비한 장수마을로 보도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 주민들의 평균 나이는 90대로 80세는 노인 축에도 못끼는 정도다. 특히 100세가 되도 왕성한 경제활동을 하고 다른 장수 지역과는 달리 남성들이 더 오래 산다고 알려져 눈길을 끈다.
또 다른 세계 최고령 장수촌은 러시아 캅카스 산맥 남쪽에 위치한 압하지야 공화국의 ‘캅카스 마을’이다. 압하지야 인구 25만 명 가운데 100살 이상 노인은 30여 명으로 세계 장수촌 기준인 10만 명당 7.5명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곳의 장수 노인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쉬지 않고 일을 하는 것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 비결”이라고 밝혔다. 또 장수의 비결로 이곳의 천혜의 자연환경을 꼽을 수 있는데, 압하지야 장수촌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이곳에서 생산되는 유황 광천수도 ‘장수의 물’로 불리며 덩달아 유명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수촌 하면 빠질 수 없는 곳은 바로 일본이다. 지난 2006년 일본은 전 세계에서 고령자가 가장 많은 장수 국가로 꼽힌 바 있다. 일본 내에서도 ‘오키나와’는 세계가 인정한 장수촌이다. 오키나와 중심 도시인 나하시 종합운동공원에는 ‘세계 장수지역 선언비’가 있는데, 이는 지난 1995년 8월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오키나와가 세계 최고의 장수지역 중 하나로 검증받은 뒤 세운 기념비로 유명하다. 오키나와 사람들의 평균 수명은 81.2세로 알려졌다.
이 지역의 장수 비결로 먼저 쾌적한 날씨를 꼽을 수 있는데, 오키나와는 일본 최남단에 위치하고 있어 아열대 해양성 기후에 속해 여름에는 남동풍, 겨울에는 북동풍이 많이 불어 쾌적한 날씨가 지속된다. 또 다른 장수 비결은 전문가들도 인정하는 좋은 식습관이다. 오키나와 전통식의 열량은 하루 평균 1000㎉로 서구사회의 성인 평균 3000㎉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키나와 장수 노인들은 ‘하라하치부’라는 말을 즐겨 쓰는데 이는 배가 부르기 전에 젓가락을 내려놓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소식’이 장수 비결임을 방증한다. 아울러 ‘고야’라고 불리는 오키나와에서만 생산되는 채소는 비타민 C가 레몬이나 딸기에 비해 4배가량 많고 가열하더라도 그 감소량이 극히 미미해 오키나와만의 장수 비결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국내의 장수 마을 중 전남지역 장수마을에서 먹는 물로 사용되는 지하수에 항암 및 골밀도 강화에 효험이 있는 기능성 미네랄이 다량 함유된 것으로 나타난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전남도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2년간 전남지역 장수마을의 수질 특성 연구를 진행한 결과를 지난 1월15일 발표했다. 이 연구는 65세 이상 인구 중 8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장수 마을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항암, 면역력 증강, 혈액 순환 촉진 효능이 있는 게르마늄의 평균 함량은 내륙지역의 경우 L당 1.068μg, 먹는 샘물은 0.544μg, 해안 지역은 0.004μg 등이었다. 연구원 관계자는 “과학적인 수질 분석을 통해 도내 장수마을의 먹는 물 수질의 우수성이 입증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