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에서 주당 주가가 100만원이 넘는 일명 ‘황제주’ 중 절반이 음식료주인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1일 현재 국내 증시의 황제주는 롯데칠성, 롯데제과, 오리온, 영풍, 태광산업, 삼성전자, SG충남방적우 등 총 7개 종목이다. 이 중 롯데제과와 롯데칠성, 오리온은 음식료 업종으로 분류된다.
남양유업의 경우 황제주 자리를 유지하다가 최근 밀어내기 사태로 지난 13일 황제주 자리를 내줬지만 여전히 100만원에 육박하는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 종목의 특징은 대부분 자본금이 적다는 것이다. 롯데칠성은 67억 원, 롯데제과는 71억 원, 오리온 298억 원, 남양유업은 44억원에 불과하다. 자본금이 적으면 유통 주식 수가 적게되고 물량이 별로 없으니 주식 가치는 높아져 주당 가격은 오르게 된다.
또한 자본금이 적다는 것은 기업의 자금력이 좋다는 것을 해석할 수도 있다. 때문에 증자로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없다.
이외에도 이들의 주가가 높은 이유는 이들 회사가 개인투자자보다는 기관 등 큰 손의 투자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비싸져 거래량이 줄어들면 기업들은 액면분할 등으로 주가를 낮춰 많은 투자자들이 활발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1000원짜리 주식을 100원으로 분할하면 주식수가 10배 늘어 유동성 확보에 유리해지는 원리다.
하지만 황제주 음식료주들은 굳이 액면 분할을 하지 않는다. 기관투자자들은 투자 단위가 큰 만큼 주가의 절대 값이 크더라도 가치가 있다면 투자를 망설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김미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제 주식거래에서는 주가수익비율(PER)에 의해 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에 사실 황제주라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면서 “하지만 이처럼 주가가 높은 이유는 액면가 분할이 이뤄지지 않았고 해당 종목들의 경우 기관투자자들을 유치하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필요성을 못느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