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에서 일하는 이진희씨는 2년차 맞벌이 부부다.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주부로 전향하고 싶지만, 소득을 생각하면 남편 수입에만 의존하기는 힘들다. 저절로 살림에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 씨는 요리 걱정은 덜었다. 밥은 햇반으로 국은 국 포장전문점에서, 반찬은 반찬가게에서 해결하거나 테이크 아웃으로 조리된 음식을 사오면 되기 때문이다.
이 씨처럼 요즘 밖에서 사온 음식을 집에서 먹는 주부들이 늘고 있다. 외식과 내식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는 것. 덕분에 주부들은 집안일에서 조금이나마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외식업계 역시 주부들의 살림을 덜어줄 수 있는 메뉴들을 내놓고 있다. 이같은 트랜드에 국만 전문적으로 포장 판매하는 브랜드도 론칭됐다. 프랜차이즈 업체 ‘국사랑’이다. 조리된 국을 포장 판매하기 때문에 고객들은 원하는 양만큼 사서 집에서 간단히 끓여내기만 하면 된다.
조사에 따르면 대형마트에서 2~3인분의 한우 육개장을 끓이기 위한 재료들을 사면 20,551원이 들지만 조리된 국을 테이크아웃하면 6,500원밖에 들지 않는다. 최고 34%까지 저렴하다는 것. 집에서 직접 조리할 경우 음식물쓰레기, 가스비, 수도세, 음식하는 시간 등 부대비용 또한 더해진다. 간편함과 저렴함을 최대 무기로 국사랑은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가 있는 전업주부의 경우에는 집안일뿐만 아니라 육아까지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직장인 못지않게 바쁜 시간을 보내는 것이 현실이다. 혼자 또는 아이와 먹어야 하는 점심은 간단히 집 근처 음식점에서 해결하는 날이 많다.
아파트 단지나 주택가 등 주거지역에는 이같은 주부들을 겨냥한 저렴하면서 맛있는 음식점이 자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파스타와 피자 등을 판매하는 이탈리안 음식점 역시 저렴한 가격에 만날 수 있다.
4,900원부터 1만원이 넘지 않는 메뉴로만 구성된 ‘온파스타’는 주택가 주부들을 겨냥한 실속형 스파게티 전문점이다. 가격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줘, 고객 대부분이 주부와 학생들이다. 아파트단지에 위치한 당산점의 경우 36.3㎡(11평형) 매장에서 하루 평균 4회전을 기록하며 7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테이크아웃 전문점은 아니지만 매장에서 판매하는 메뉴를 집에서도 먹을 수 있게 판매하는 곳도 있다. 갈비탕 맛집으로 정평이 나있는 하누소는 테이크 아웃용 메뉴를 따로 준비했다. 갈비탕, 갈비찜 등 개봉 후 가열하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원팩 진공포장해서 판매한다.
뿐만 아니라 하누소의 음식은 인터넷으로도 구매할 수 있다. 자체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최근 이마트몰에도 입점했다. 갈비탕, 갈비찜, 도가니탕 등 매장 인기메뉴로 판매 제품이 구성됐다. 이마트몰에서는 단품 뿐만 아니라 세트 구매도 가능해, 4인가족 식사용이나 선물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냉동 식품으로 가열만 하면 가정 식탁에 외식 메뉴가 고스란히 오를 수 있어, 특히 주부들이나 1인 가정 사이에서 인기다.